텃밭 민심 잡기 '승부수'…DJ정부 출신 인사도 다수
친문직계 '副' 직함달고 측면지원…"캠프 문턱 낮추기 전념"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캠프 요직 대부분을 호남 인사로 채우며 '텃밭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자신이 공언한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통합형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야권 민심의 풍향계인 호남의 마음을 얻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상황인식에서다.
문 전대표의 '호남 구애'(求愛)는 문 전 대표의 캠프 인사들의 면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탄핵 우선' 기조 아래 공식 발표를 하거나 발대식을 열지는 않았지만, 문 전 대표 측은 최근 2실(비서실·종합상황실)과 총무본부·방송토론본부·미디어본부·전략본부·정책본부·홍보본부·SNS본부·여성본부 등을 설치하는 것으로 조직을 꾸렸다.
요직에 앉은 인사들을 살펴보면 4분의 3 이상이 '호남 비문(비문재인)' 인사나 국민의정부에서 일했던 'DJ 뿌리'를 가진 인사라는 것이 문 전 대표 측 설명이다.
우선 발표된 5명의 공동선대위원단장만 살펴봐도 목포 출신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광주 출신인 김상곤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포진했다. 여기에 호남 중진 인사가 2~3명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2실을 이끄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강기정 상황실장도 모두 호남 '86그룹(1960년대생·80년대 학번)' 출신 전직 의원이다.
임 비서실장은 전남 장흥, 강 상황실장은 전남 고흥이 고향이다.
각 본부를 총괄하는 송영길 총괄본부장도 전남 고흥 출신의 비문·'86그룹' 인사이며, 총무본부장인 김영록 전 의원은 전남 완도 출신이다.
전략기획본부는 전병헌 전 원내대표가 본부장을, 이훈 의원이 부본부장을 맡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두 사람이 나란히 자리한 셈이다.
여기에 전주 출신의 진성준 전 의원이 부본부장으로서 전략에 참여한다.
미디어본부장을 맡은 박광온 의원도 전남 해남 출신이다.
전북 익산 출신의 한병도 전 의원도 조직부본부장으로 역할을 한다.
전남 함평 출신의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비상경제대책단장으로 일하며, 전남 순천 출신의 김태년 의원이 특보단장을 맡았다.
캠프 안팎에서는 '기승전(起承轉) 호남'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모든 캠프 인사가 호남인사로 귀결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문 전 대표와 함께하거나 '친문(친문재인) 직계'로 분류되는 참모들은 아예 캠프 구성에서 빠지거나 각 조직의 장들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최측근 중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고,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 역시 정책본부의 정책상황실장을 맡아 캠프와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의 가교 구실을 한다.
문 전 대표의 보좌관으로 지근거리에서 함께 했던 윤건영 전 특보 역시 상황실 부실장으로 일한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인사를 중용하는 것은 물론, 캠프의 문턱을 낮추고 외연을 확장하는 데 매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31일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후 캠프 구성을 보면 친노(친노무현)·친문이란 얘기를 듣던 분들은 소수이고, 새로운 면면으로 구성됐다는 점, 패권주의라는 말과 다르게 확장과 통합을 위한 노력을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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