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회복에 한국증시 저평가 매력 부각
국내증시전문가들, 3월 증시 '전약후강' 전망 우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코스피가 3월의 첫 거래일인 2일 글로벌 증시 훈풍을 타고 4거래일 만에 다시 2,100선에 올라서자 대세 상승장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부각됐던 대내외의 불확실성보다는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지난 2월의 상승세가 3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교역물량 증가 등 수요 개선 신호가 나타나면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대내외의 다양한 불안 요소에도 박스권 상단인 2,100선을 상향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며 "이는 트럼프 정책 관련 등 불확실성 완화 분위기와 함께 한국 경제의 토대가 굳건하다는 점이 점차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와 관련한 뚜렷한 신호는 한국 수출 회복세에서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는 수출 호조가 최근 리플레이션(reflation·디플레이션은 벗어났지만, 인플레이션에는 이르지 않은 상태) 기조와 이에 근거한 글로벌 수요 회복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이 경기 회복을 확신하게 됐다고 김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국 수출은 지난달 1∼20일 기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하는 등 작년 11월부터 4개월째 회복세다. 한국 수출의 선행지표인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도 꾸준한 흐름을 보인다.
그는 "세계적인 경기 회복은 그 자체로 증시에 상승 여력을 제공한다. 특히 한국처럼 수출 집약적 산업이 주를 이루고 관련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큰 국가에서는 기업 실적과 수출 데이터 사이에 밀접한 인과관계가 있다"며 "리플레이션 국면에서 코스피 급등이 함께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 경기가 회복될 때 이익 개선의 폭이 큰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저점이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상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전망치는 9.6배로, 미국(18.5배)·일본(15.9배)·홍콩(15.9배) 등 선진국이나 필리핀(17.8배)·인도(16.8배)·인도네시아(15.5배) 등 신흥국보다 현저히 낮다.
오 연구원은 "한국주식시장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이 V자형으로 개선되고 있는 데다 저평가 매력까지 부각되면서 외국인의 안정적인 매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3월 중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코스피의 상승 흐름이 꺾이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김예은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오는 14∼15일 FOMC를 앞두고 일시적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된다면 단기적 충격이 가해지겠다"며 "하지만 코스피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 개선과 함께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순옥 키움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이유로 '전약후강' 흐름을 예상하며 3월 코스피 등락범위를 2,030∼2,180선으로 봤다.
홍 연구원은 "FOMC와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안 발표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조정 흐름이 나타나겠지만, 중순 이후에는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3월 초 중국 양회, 3월 중순 미국 FOMC 등의 이벤트들은 단기적으로 판단을 흐리는 변수일 뿐이며 3월에도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3월은) 불안 속에 시작되지만, 상승 기조가 이어지겠다. 경기와 이익 모멘텀의 방향성을 신뢰하며 대응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며 지난달 말 하락 폭이 커졌지만, 업황 호조가 확실한 정보기술(IT)업종을 비롯해 은행, 화학, 건설 등을 최선호 업종으로 추천했다.
교보증권의 3월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2,050∼2,150선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주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에 대한 의심으로 경기 민감주의 차익실현 욕구가 일시적으로 확대할 수 있으나 글로벌 경기의 수요 확대가 확인되면서 경기 민감주의 우위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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