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본회의 직권상정·법사위 처리 난망…민주 "무한책임" 대국민사과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2일로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다가왔지만 야권이 드라이브를 걸어온 특검 연장법 처리가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이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에서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 차원의 여야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한데다 정세균 국회의장으로부터 직권상정도 이끌어내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데다 개혁입법 처리도 진전되기 쉽지 않아, '촛불민심'을 입법적으로 반영하겠다고 공언해온 야권으로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날 오전까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 의장과 권성동 법사위원장을 향해 특검 수사기간 연장법안 상정을 계속 압박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3·1절인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특검연장법 처리 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국회 밖에서 정 의장을 면담하고 직권상정을 강력히 요청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오늘이 마지막 기회다. 정 의장에 여러 경로를 통해 (직권상정 요청을) 다시 말씀드려볼까 한다"면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유력 대선후보로서 직접 설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추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국가 비상상황 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여야간 합의가 없어 직권상정을 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우원식·송영길·남인순·홍익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바른정당과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특검연장 개정안 통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박범계 등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책임진 권 위원장은 특검이 못다한 수사를 할 수 있게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게 탄핵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권 위원장이 법안 처리를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직권상정의 길이 막힌 상황에서 상임위인 법사위를 통해 법안을 상정하는 '정공법'까지 재차 시도해본 셈이지만, 권 의원장 역시 이미 여야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밝힌 터여서 실현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특검연장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왔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몇몇 의원들 때문에 정상적 법적절차를 밟기 어려웠고, 직권상정도 무산됐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우 원내대표는 "오전 중에도 최대한 노력해 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보고를 국민에게 솔직히 드린다"면서 "원내 지도부로서 무한책임감을 느끼고, 특검연장을 강력히 소망했던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애초부터 특검 연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야권이 촛불민심을 의식해 무리한 수를 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이날 오후 본회의를 앞두고 열릴 의원총회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성토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개혁입법에 드라이브를 걸어 진보적 지지층을 끌어안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두 야당은 연초부터 탄핵정국의 흐름을 타고 '촛불민심'을 반영한 개혁입법 처리를 공언해왔지만, 2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3개 뿐이다.
2월 국회 마지막까지 뚜렷한 개혁입법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촛불 민심을 비롯한 전통적 지지층 이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도 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무위에서 개혁입법인 정거래법, 가맹사업법 등이 의결됐지만, 숙려기간이 5일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사위원장이 상정하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개혁입법이 한시라도 빨리 통과돼 국민이 혜택을 보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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