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39번째 프리츠커 상이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 건축가 3인에게 돌아갔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은 라파엘 아란다, 카르메 피헴, 라몬 빌랄타 등 카탈루냐 출신 건축가 3인이 2017년 프리츠커상을 공동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상을 세 명의 건축가가 공동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츠커상은 세계적 호텔 체인 '하얏트'를 소유한 미국 시카고 부호 가문 프리츠커 가(家)가 "인류와 건축 환경에 일관적이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한 생존 건축가를 기린다"는 취지로 1979년 제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창조적인 과정과 비전에 대한 헌신, 모든 책무가 똑같이 공유되는 집중적인 협업 방식이 세 사람을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장인 호주 출신의 건축가 글렌 머커트는 "세 건축가의 협업은 타협하지 않는 시적 수준의 건축물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과거를 존중하며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작품을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와 미래의 명료성을 투사하는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아란다, 카르메 피헴, 라몬 빌랄타 등 세 사람은 1988년 올로트의 작은 마을에 각각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RCR 이라는 건축회사를 설립하고 지역의 특색을 담아내는 여러 프로젝트로 명성을 쌓았다.
풍경 속에 건축물을 어떻게 놓을 것인지를 염두에 두고,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며 빛과 그늘 등을 잘 살리는 것이 이들 작업의 특징이다.
머커트 위원장은 "이들은 소재의 통일성이 건축물에 놀라운 힘과 간결함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간 갤러리나 오페라 하우스 등을 지은 유명 건축가들에게 이 상이 수여된 점을 고려할 때 지난 30년간 주변 지역을 묵묵히 개선해온 무명의 3인조에게 이 상을 수여한 것은 급진적인 일탈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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