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이 3.1절에 거제 대우조선 찾은 까닭

입력 2017-03-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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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이 3.1절에 거제 대우조선 찾은 까닭

비공개로 첫 방문…"뼈를 깎는 자구노력 당부"

(거제·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김연정 박초롱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3.1절에 경남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찾아가 회사 현황과 자구안 이행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두 시간 동안 비공개 일정으로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아 매각 대상 자산들을 살펴보고 자구계획 이행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금융위에서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을 대동하고 조선소를 찾은 임 위원장은 조선소 야드를 둘러보기도 했다.

특히 무려 1조원의 자금이 묶여 있어 유동성 부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도 직접 눈으로 살펴봤다는 후문이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을 찾은 자리에서 임직원들을 만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위원장이 대우조선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임 위원장이 일정을 비공개로 부치고 조용히 다녀간 데 대해 금융위는 "최근에 정치인들도 조선소를 많이 가곤 했는데 조선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금융위가 외부에 알리면서 찾아갈 일은 아니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달라고 직접 강조하고 싶어서 내려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임 위원장이 거제 조선소를 찾았을 때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유럽 선사와의 LNG운반선 수주 계약 체결을 위해 영국으로 출장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임 위원장의 이번 대우조선 방문은 때마침 3월 회계결산과 4월 4천400억원의 회사채 만기 등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정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과 2016년 회계결산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 필요성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달 말 연말 기준 부채비율 등 재무상태가 외부에 공개되는 '2016년 사업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4월에 4천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올 예정인 가운데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이달 중하순께 대우조선 회사채 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금융위원회 산하에 있기 때문에, 대우조선으로서는 금융위가 회사의 운명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위가 조선업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만큼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 등 회사의 앞날이 금융위원회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일단 대우조선이 정부와 채권단에서 지원받은 4조2천억원의 자금과 자체적으로 수립한 5조원대 규모의 자구안으로 상반기까지는 문제 없이 버틸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우조선을 둘러싼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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