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고성능 액체형 폭탄을 제조하고 테러를 모의한 일가족 4명이 당국에 긴급 체포됐다.
르파리지앵과 LCI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국내안보국(DGSI) 요원들이 파리 북부 센생드니 클리시수부아의 한 거주지를 급습해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4명의 남녀를 검거했다.
체포된 이들의 연령은 20세 2명, 22세 1명, 44세 1명으로 모두 가족이나 사촌 관계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의심돼 이전부터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월 중순 고성능 액체폭탄 TATP를 제작할 수 있는 재료들을 파리 인근 클리시수부아의 한 건물에서 발견한 데 이어 이 도시 다른 건물에서 방탄조끼 두 벌까지 찾아낸 뒤 테러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는 의심을 굳혔다.
특히 폭탄 재료들이 발견된 건물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관돼 당국의 감시를 받아온 인물이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정보당국은 폭탄 제조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유리병에서 여성 1명과 남성 2명의 DNA를 채취한 뒤 이들을 추적해 거주지에서 전격 체포했다.
경찰이 발견한 폭탄 재료들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즐겨 쓰는 액체형 폭탄 TATP를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소량으로도 매우 강력한 폭발력을 지니는 TATP는 2015년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와 2016년 브뤼셀 테러에도 사용됐다.
2015년 파리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Etat d'urgence)를 선포한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돼 테러를 모의한 청년들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당국에 검거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DGSI는 지난달 21일 클레르몽페랑, 마르세유, 파리 인근에서 3명의 남성을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됐고, 앞서 2월 14일에도 북부도시 릴의 18세 대학생이 군인과 경찰, 민간인 등을 상대로 한 무차별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검거됐다.
지난달 10일에도 파리 도심에서 폭탄테러를 저지르려고 모의한 16세 여성 등 일당 4명이 남부 몽펠리에에서 적발됐는데 이들 역시 TATP를 소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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