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원액의 40% 수준…50개국·민간단체 대표들 참석
"트럼프의 낙태단체지원금지, 여성을 암흑세계로 내몰 뿐"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를 비롯한 50개 국가의 대표와 자선단체 대표들은 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쉬 디사이즈(She decides·그녀가 결정한다)'라는 명칭의 국제회의를 열고 가족계획 지원을 위해 2억 달러에 육박하는 기금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행정명령을 통해 연간 5억 달러에 달하는 낙태 관련 활동 단체에 대한 미국의 자금지원 중단을 결정한 데 대해 반발해 조직됐다.
이날 회의에서 스웨덴과 캐나다, 핀란드 정부는 각각 2천100만 달러(2천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고, 빌&멜린다 재단을 비롯한 민간기관들도 1천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벨기에와 덴마크, 네덜란드는 이미 최소한 1천100만 달러(1천만 유로)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의를 개최한 알렉산더 데 크루 벨기에 부총리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자선가가 5천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해 전체 모금액이 잠정적으로 1억9천만 달러(1억8천100만 유로)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에 돈을 지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낙태 관련 활동 단체에 대한 지원 결정 배경을 설명해왔다.
이에 대해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이런 조치가 가족계획이 필요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피해를 주고, 더 많은 낙태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데 크루 부총리는 "순전히 한 나라의 이념적인 결정으로 인해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암흑의 시대'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라는 선거슬로건을 패러디해 개발도상국의 가족계획을 촉진하기 위한 이번 제안에 대해 "우리는 다시 무언가를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개발도상국에서 낙태는 가족계획의 단지 작은 부분일 뿐이라며 성교육과 피임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성병 확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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