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에서 한 보수 가톨릭단체가 트렌스젠더를 비하하는 내용의 버스 전면광고를 게재해 법원이 금지 결정을 내렸다.
2일 엘파이스 보도에 따르면, 마드리드법원은 지난 1일(현지시간) 보수 가톨릭단체 '아츠테 오이르'가 버스를 빌려 차량 외부에 부착한 전면광고가 보통사람과 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개인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면서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해당 광고는 버스 외벽에 소년·소녀를 형상화한 그림과 함께 "소년은 남자의 성기를, 소녀는 여자의 성기를 갖고 있다. 그들에게 속지 말라. 남자로 태어나면 남자이고, 여자이면 계속 여자로 사는 것"이라는 글귀를 넣었다.
법원은 해당 광고가 자신의 육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반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인 트렌스젠더의 인권과 존엄성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낙태와 성적소수자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온 이 단체는 트렌스젠더 인권단체가 최근 "남자의 성기를 가진 소녀도 있고 여성의 성기를 가진 소년도 있다"는 내용 홍보물을 배포하자 이에 대한 '반격' 차원에서 해당 광고를 기획했다고 한다.
앞서 마드리드검찰은 보수 가톨릭 단체의 반(反) 트렌스젠더 광고가 인권침해와 혐오조장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법원에 판단을 구했다.
검찰은 "이 광고가 증오범죄를 조장하고 평화를 깨뜨릴 수 있다"면서 "정체성이나 성적 취향에 따라 공포감과 불안을 조장할 수 있으며 특히 미성년자에게 그렇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