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방송 상원 '버티기' 포함 3가지 예상
특검은 시간벌 수 있으나 결과 따라 정권위기 초래 '벼랑끝 전술'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낙마한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이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마저 '러시아 내통' 의혹에 휘말리면서 워싱턴 정가가 벌집 쑤신 듯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통합과 희망'의 키워드를 앞세운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로 모처럼 호평받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찬물이 끼얹어진 분위기다.
민주당은 대선 기간 러시아 인사와의 접촉이 드러난 세션스 장관에 대한 사퇴와 특검에 의한 수사 등을 촉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백악관과 세션스 장관은 정권의 '정통성 시비'로 번질 수 있는 이 난국을 과연 어떻게 타개할까?
NBC 방송은 3가지의 선택지가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3가지 모두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점이다.
첫째, 세션스 장관이 상원 법사위 증언에 다시 나서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지난 1월 10일 상원 법사위 인준청문회의 '접촉 부인' 발언을 번복하고 의원들의 모든 러시아 관련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방법이다.
일종의 '정면돌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여파는 가늠하기 어렵다.
세션스 장관은 당시 인준청문회에서 러시아와의 접촉 사실을 부인했지만, 언론 보도로 세르게이 키슬략 대사와 2차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증' 논란에까지 처했다.
둘째, '울며 겨자먹기'로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수사를 받는 방안이다.
이 방안의 장점은 상원의 공세를 피하고 일단 사퇴 압박을 모면하는 등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장관직 사퇴는 물론 기소, 나아가 정권의 위기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이른바 '벼랑끝 전술'에 가깝다.
셋째, 버티기다.
NBC 방송은 "백악관이 특검을 선택한다면 가급적 빨리하는 게 좋다"며 "러시아와의 내통이 사실이 아니라면 세션스 장관에게 해명할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적인 의회 연설 직후인 1∼2일 잇따라 나온 3건의 기사가 터지며 '러시아 스토리'가 다시 뉴스의 중심이 된 점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먼저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세션스 장관이 지난해 7월, 9월 키슬략 대사와 만나 대화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세션스 장관의 '위증'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연방수사국(FBI)을 포함한 미 정보당국이 세션스 장관의 '러시아 인사 접촉' 여부를 이미 조사했다고 보도하며 WP에 가세했다.
러시아의 해킹에 의한 미 대선개입 의혹을 조사해온 법무부와 FBI가 이미 세션스 장관에 관한 자료를 상당히 축적한 게 아니냐는 심증이 가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뉴욕타임스(NYT)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일부 관리들이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관한 기밀정보들을 행정부와 의회 내부에 가능한 한 널리 퍼뜨렸다고 전했다.
3건의 기사 모두 러시아가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위해 트럼프 측 인사들과 내통했다는 세간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인 셈이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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