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재심의 요청" vs 태백지역 "시간 끌기"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원랜드투자심의위원회가 자회사 하이원엔터테인먼트(하이원ENT)의 자동차부품 재제조 사업 계획안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했다.
입지여건 불리, 시장 혼란 우려, 자동차 산업 트렌드 변화를 비롯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 대비 너무 긴 사업 기간 예측 등이 부적격 이유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강원랜드 이사회 상정도 불가능해졌다.
강원랜드가 자회사 또는 출자회사 사업안을 이사회에 상정하려면 우선 투자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적격 판단을 받아야 한다.
감사원 요구에 따른 조치다.
자동차부품 재제조 사업은 하이원ENT가 지난해 7월 신사업으로 결정한 아이템이다.
하이원ENT는 개발·보급, 애니메이션 제작, 콘택트센터 운영 등 주 사업 모두가 만성적자에 빠지자, 2013년 7월부터 신사업 발굴을 시작했다.
강원랜드는 일단 태백지역 정서와 폐광지역 경제 회생이라는 설립 취지 등을 고려해 투자심의위원회에 자동차부품 재제조 사업 재심의 요청을 했다.
태백지역 일각에서는 재심의 요청이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득진 태백시민연대 사무국장은 3일 "재심의 때 부적격이 적격으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 재심의를 요청한 것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템 발굴에 3년, 투자심의에 3개월이 걸린 것을 보면 하이원ENT의 신사업 아이템인 자동차부품 재제조는 사실상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주장했다.
자동차부품 재제조 사업 계획은 총 사업비 321억원을 들여 태백시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엔진, 미션 재제조 공장을 설립·운영하는 것이다.
하이원ENT는 지난달 말 기존 모든 사업에서 철수했다.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는 중이다.
자동차부품 재제조 등 신산업은 일단 하이원ENT를 정리하고 나서 새로운 회사 체제에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500억원 넘는 적자를 안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에 부담이 크다는 강원랜드 시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하이원ENT 누적적자는 527억원이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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