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국적 리정철(46)이 3일 석방됐다. 그는 곧 북한으로 추방된다.
리정철은 이날 오전 수감된 현지 세팡경찰서에서 풀려나 현재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그는 공항에서 최종 추방 절차를 밟은 뒤 항공기편으로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리정철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정남이 피살된 것과 관련, 북한 국적 용의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검거됐다. 사건 발생 나흘 만이었다.
그러나 모하메드 아판디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은 2일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그의 역할을 확인할 충분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유효한 여행 서류가 있지 않은 그를 석방한 뒤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리정철이 북한으로 도주한 용의자들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등 범행을 지원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그가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데다가 물증 확보에도 실패하자 검찰이 기소를 포기했다.
리정철이 약학과 화학 전문가로 알려졌지만, 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과의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리정철이 현지 건강식품업체에 위장 취업한 점을 문제 삼아 이민법 위반 혐의를 적용, 추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 피살과 북한의 연결고리로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한 리정철의 추방으로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이 타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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