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미군 공여지 개발계획에 영평사격장 관련 8개 사업 반영
(포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내년부터 2027년까지 10년간 추진할 경기도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 지역 등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에 포천시에 있는 미8군 종합사격장(영평사격장) 관련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각종 사고와 소음 등 피해를 감내해온 영평사격장 주변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는 등 갈등을 빚는 상황이어서 이 사업들이 갈등 해결의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경기도와 포천시에 따르면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에 영평사격장 관련 사업이 8개 포함됐다.
영평사격장 주변지역 주민이주대책 수립, 사격장 주변 피해조사 및 갈등관리 용역, 영평사격장 전차 진·출입로 개설, 영평사격장 주변지역 학교 학습권 구축, 민·군상생협력센터 건립, 사격장 주변지역 이동문화센터 건립, 운천비행장 내 박물관 건립, 포천북부 물류단지 조성 등 8개 사업이다.
전액 국비 지원사업으로, 사업비 규모가 5천770억원에 달한다.
주민이주대책수립은 주민피해 최소화를 목적으로 반경 5㎞ 이내 3천341가구를 이주시키자는 사업이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추진할 사업으로 사업비 1천억원은 국비로 충당한다.
사격장 소음과 진동을 줄여 주민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전차 진·출입로 우회도로 개설 사업도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에 담았다. 20억원을 들여 창수면 오가리 국도 37호선에서 영평사격장 입구까지 길이 2㎞, 폭 6m 전차 전용도로를 만드는 내용이다.
사격장 소음과 도비탄(포탄이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 사고 등 피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영중면·영북면 일대 16만5천㎡에 4천500억원을 들여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또 영평사격장 주변지역 학교 3곳에 비행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으로 학생들이 수업에 방해받지 않도록 실내체육관 건립과 이중창 설치 등 학교 학습권 구축사업이 반영됐다.
이밖에 사격장으로 인한 주민 피해상황을 조사 분석해 주민과 사격장 간 갈등관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 사업도 포함됐다.
경기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을 이달 중 행정자치부에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며 행자부는 기획재정부와 국방부 등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승인한다.
대규모 국비가 투입돼야 하는 사업들이라 부처 협의 과정에 얼마나 반영될지 아직 알 수 없다.
포천시 관계자는 "영평사격장 문제 해결을 위해 경기도와 협의를 거쳐 여러 국비지원사업을 발전종합계획에 반영했으나 몇 개의 사업이 승인될지는 미지수"라며 "최종 계획에 사업이 모두 반영된다 하더라도 주민들의 수용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영평사격장은 면적이 포천시 영중·창수·영북면 일원 1천322만㎡로 여의도 면적의 4.5배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연간 300일 가까이 포병, 박격포, 전차, 헬기 등의 사격훈련이 이뤄지며 인근 주민들은 소음피해는 물론 도비탄 사고, 교통사고 우려, 지역 이미지 훼손,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직·간접적 피해를 겪고 있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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