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애플의 아이패드와 맥북이 미국 학교에서 점차 외면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리서치 회사인 퓨처소스 컨설팅에 따르면 미국의 초·중등 학교 납품 시장에서 아이패드와 맥북의 점유율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2013년만 해도 아이패드와 맥북의 점유율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었다.
이처럼 학교 납품 시장에서 애플 제품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구글의 크롬북이 애플의 입지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크롬북은 삼성전자와 에이서를 포함한 여러 컴퓨터 회사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퓨처소스 컨설팅은 애플의 모바일 기기들이 구글의 운영체제(OS) 크롬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OS 윈도를 채택한 기기들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초중등 학교에 납품된 모바일 기기는 1천260만대였고 구글의 크롬북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크롬북의 점유율은 2015년 50%에서 지난해에는 58%로 올라섰다.
퓨처소스 컨설팅은 같은 기간 아이패드와 맥북의 점유율은 25%에서 19%로 떨어진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OS를 사용하는 노트북과 태블릿은 22%로 큰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애플은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내다보고 지난 40년간 학교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퓨처소스 컨설팅 관계자는 "애플이 (학교 시장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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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북에 밀리는 바람에 애플의 매출도 타격을 입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IDC에 따르면 미국 초중고와 대학이 지난해 모바일 기기와 데스크톱 컴퓨터를 구매하는데 지출한 금액 73억5천만 달러(약 8조5천억원) 가운데 애플이 차지한 금액은 28억 달러였다. 2015년의 32억 달러보다 다소 줄어든 것이다.
반면에 윈도 OS 기반의 모바일 기기와 데스크톱 컴퓨터 구매는 2015년의 21억 달러에서 25억 달러, 크롬북은 14억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크롬북은 가격 외에도 편의성을 앞세워 교실을 파고들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크롬 OS를 사용해 다양한 앱을 구동할 수 있는 데다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제품들보다 부팅속도도 빠르다.
크롬북은 클라우드에 문서를 저장할 수 있어서 학생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다. 구글은 교사들에게 수백 대의 기기를 원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툴도 제공하고 있다.
교사들은 키보드도 선택의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저학년생은 아이패드의 터치스크린을 선호하지만, 고학년은 작문이나 시험 때문에 물리적 키보드가 장착된 기기들을 원한다는 것이다.
아이패드와 맥북을 채택했던 캔자스주 유도라 학군의 공립학교들은 지난해 고교생들을 위해 500대의 크롬북을 대당 230달러에 구매했다. 맥북 1대를 사는 가격으로 크롬북 3대를 구매할 수 있었다.
학교 시장에서 크롬북과 경쟁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에이서, HP, 레노보 등과 저가형 윈도 노트북들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저 가격은 189달러다.
구글은 아수스, 에이서 등과 힘을 합쳐 태블릿으로 전환될 수 있는 신형 크롬북을 공동 개발한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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