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존재 아는 50대 이상 주민들 '분개'"
평양시민 사상교육 대폭 강화…"친혈육도 용서 말아야" 강조
(서울=연합뉴스) 곽명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이 입소문을 타고 평양시 전 구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복수의 주장이 제기됐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이 해외 주재원을 통해 평양 시내에 전달돼 시민들이 크게 격분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중국에 출장 나온 평양 지인과 통화한 내용을 토대로 김정남 암살 사건에 관한 평양 시민들의 반응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평양 시민들 가운데 50∼60대는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에 대해서는 몰라도 한때 후계자 반열에 올랐던 김정남은 잘 알고 있다"며 "수령(김일성)의 장손이며 장군(김정일)의 장남인 그를 죽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성택이 죽었을 때는 그래도 반혁명분자이기 때문에 응당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 김정남 사건이 터지자 친형까지 살해한 김정은에 대해 시민들이 분노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내각 출신의 탈북민 한 모 씨도 이날 평양에 거주하는 친척과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김정남 암살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이 지나서 평양 시민들이 다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 씨는 "평양시에서 최근 시민을 상대로 진행하는 강연회와 학습이 부쩍 늘었다"며 "내용은 한결같이 나라와 혁명 앞에 죄를 지으면 그가 설사 친혈육이라 해도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회주의 정신을 강조하는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인들 간에 강연 내용을 두고 '김정은이 자기 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라며 수군덕거린다"고 덧붙였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날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 소식이 북한으로 들어가면서 그가 김정일의 장남, 김정은의 이복형이라는 복잡한 가정사까지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해 주민들이 놀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nkfutu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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