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韓 관광업계, 中의 관광금지 조치에 한숨

입력 2017-03-03 11:35   수정 2017-03-03 15:36

"올 것이 왔다"…韓 관광업계, 中의 관광금지 조치에 한숨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이도연 기자 = 관광업계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추진과 관련된 중국의 강도 높은 보복 조치에 걱정이 적지 않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는 '한국 여행 금지령'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아직 막연하지만 규제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뾰족한 대책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는 매장이 평소처럼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들은 앞으로 매출이 반토막 날 수 있다.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이 높은 신규면세점들은 걱정이 많다.

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관광금지 소식에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어렵게 사업권을 땄는데 이런 일이 터져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계속돼 긴장은 하고 있었는데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며 다들 걱정하고 있다"며 "개별여행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단체 비중이 압도적인데, 지금 상황에서 기업이 자체적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면세점의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정도이다.

이 가운데 단체관광객 비중은 약 60% 수준이다.

신규면세점의 경우에는 중국인과 단체관광객의 비중이 더 높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단체관광객 비중이 낮은 편인 소공점의 단체 비중이 50% 수준인데, 한국 관광 금지가 사실이라면 면세점 업계 매출이 반 토막 날 수도 있는 구조"라며 "중국인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해왔지만 아직은 중국인 없이는 어렵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싼커(散客)'로 불리는 개별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아왔다.

또 중국 외에 일본과 동남아 등의 국가로 고객을 다변화하고,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당장 중국의 보복에 따른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단체 관광 취소 등이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서 이달 말께가 되면 피해가 구체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행업계도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한 예약 취소 등은 아직 없으나 다음 주는 돼야 예약취소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이 과거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일본 관광도 금지했고 대만과의 관계 악화로 대만 여행도 금지했는데, 이와 비슷한 이번 조치가 얼마나 갈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우려 속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명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명동 지역은 중국인보다 일본인 비율이 높은데 중국인 비중이 높은 외곽 호텔은 타격이 클 것"이라며 "다만 최근 명동 일대에도 호텔 공급이 많은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걱정스럽고, 이번 제재로 인해서 관광 시장 자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우려된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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