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서 갈비탕이나 드시라' '망나니 친박' 연일 비판
한국당 '상대할 가치 못 느껴' 무대응…무시전략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지율 반등책을 고심 중인 바른정당이 연일 자유한국당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반면,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바른정당을 향해 '인간의 도리를 하지 못한다' '아버지 때부터 당의 혜택을 본 사람들'이라며 감정 섞인 비판을 쏟아내던 자유한국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 회의는 자유한국당 성토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다.
바른정당 황영철 전략홍보본부장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도로친박당, 최순실옹호당으로 안정시킨 것 축하드린다"며 "한국당의 비상상황은 끝났으니 비대위원장도 물러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인 위원장은 친박 인적청산이나 구태청산 의지는 없고 오로지 독설만 내뱉는 위선적인 야누스가 되지 않았나 돌아봐야 한다"며 "어서 물러나셔서 좋아한다는 갈비탕·함흥냉면·꼬막비빔밥 많이 드시라"고 덧붙였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성태 사무총장이 선봉에 섰다.
김 사무총장은 "대통령 치마폭에서 호가호위하고 최순실을 비호해온 '망나니 친박'들은 태극기를 몸에 둘러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스스로 해체하고 소멸해도 모자랄 판에 고개 빳빳이 들고 큰소리를 칠 계제가 아니라는 점을 '친박 패거리'는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몰아붙였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른 윤상현, 바람 불면 촛불이 꺼진다는 김진태, 박근혜만이 정의라는 조원진은 아직도 제 버릇을 못 버리고 진실을 호도해 순수한 애국시민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친박들은 역사의 평가를 무겁게 생각하고 두려워해야 한다"며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탄핵 인용 시 즉시 의원직을 사퇴하고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와 함께 바른정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을 촉구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이기재 대변인 이름으로 논평을 내고 "한국당에서 숨죽이고 계신 30여 명의 탄핵찬성 의원들도 결단해야 한다"며 "더는 조롱과 따돌림을 당하지 말고 헌재 판결과 동시에 정치적 소신을 따라 행동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바른정당의 전방위 압박에도 자유한국당은 '무대응'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며칠 사이 한국당을 향해 날 선 발언이 쏟아졌지만 한국당은 대응 논평을 내지 않았고 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바른정당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지도 않았다.
한국당의 무대응은 바른정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배 이상 벌어진 만큼 맞상대해봐야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 일종의 '무시하기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며 "뭐라 하든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바른정당의 비판이 당내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도부가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도부가 친박계를 감싸는 모습을 보일 경우 비박(비박근혜)계가 반발, 우여곡절 끝에 봉합한 당내 갈등이 다시 번질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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