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 7일 네덜란드전 등판 유력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현역 메이저리거를 다수 포함한 네덜란드의 강타선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적극적인 타격이 돋보였고, 필요할 때는 적절하게 작전 수행 능력까지 보여줬다.
네덜란드는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장단 16안타를 몰아치며 11-1로 승리했다.
이날 네덜란드는 안드렐톤 시몬스(유격수)-유릭슨 프로파르(중견수)-산더르 보하르츠(3루수)-블라디미르 발렌틴(우익수)-요나탄 스호프(2루수)-디디 그레고리우스(지명타자)-커트 스미스(1루수)-숀 자라하(포수)-란돌프 오뒤버르(좌익수)가 선발 출전했다.
이중 시몬스와 프로파르, 보하르츠, 스호프, 그레고리우스는 각각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자리를 지키는 선수이며, 발렌텐은 2013년 일본프로야구에서 홈런 60개를 때린 거포다.
이날 상무전에서 네덜란드가 들고나온 타순은 본선에서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잠수함 투수 양현(상무)의 등판 내용이다.
메이저리그에는 사이드암 혹은 언더핸드 투수가 드물고,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잠수함 투수를 적절하게 활용해 좋은 성과를 거둬왔다.
상무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양현은 네덜란드 강타선을 상대로 2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양현은 시속 130㎞ 초반대의 직구와 110㎞ 초중반의 변화구를 구사했는데, 코너워크가 제대로 된 공은 메이저리그 타자도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4회초 1사 만루에서 등판한 양현은 보하르츠로부터 1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홈에서 수비 방해까지 나오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양현의 낯선 공에 잠시 당황했던 네덜란드지만, 한가운데 몰린 공은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양현은 5회초 2사 1루에서 시속 131㎞짜리 밋밋한 직구를 던졌는데, 커트 스미스가 이를 놓치지 않고 가운데 담을 훌쩍 넘어가는 홈런포로 연결했다.
이스라엘(6일)·네덜란드(7일)·대만(9일)과 A조 예선을 치를 한국은 장원준이 이스라엘전에 등판하는 것만 확정했는데, 현재까지는 사이드암 우규민이 네덜란드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양현의 이날 투구가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리그 정상급 잠수함 투수인 우규민은 양현보다 구속과 제구력, 경기 운영까지 모두 앞선다.
게다가 시몬스, 보하르츠, 발렌틴, 스호프, 그레고리우스 등 네덜란드 주요 타자가 우타자인 점을 고려하면 우규민 카드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이날 네덜란드전 선발로 등판했던 임지섭(상무)은 "밋밋한 변화구는 봐주는 것 없이 다 치더라. 직구도 시속 140㎞대 중후반이 나오면 모르겠는데 초반이 나오면 어렵지 않을까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만약 우규민이 예상대로 네덜란드전에 등판하면, 스피드보다는 코너워크와 완급 조절에 주력해야 한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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