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 등 9개사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80% 육박
채무보증 충당금 적립대상 '정상'·'요주의'까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금융투자회사의 채무보증 규모가 2년 반 사이 4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이번에 집중 조사한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이 높은 메리츠종합금융 등 9개사의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이 79.8%에 달했다. 이는 전체 금융투자회사의 평균(56.9%)의 1.4배다.
전체 채무보증 중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이 67%에 달해 '쏠림현상'도 우려됐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채무보증 충당금 적립대상을 현재 '고정'이하에서 '정상' '요주의'까지 확대하고, 자체 스트레스테스트 실시근거 등을 담은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마련, 올해 2분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5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 중 채무보증이 있는 28개사의 채무보증 규모는 2013년 16조2천억원에서 작년 6월 기준 22조9천억원으로 41.3%나 증가했다.
특히 금감원은 채무보증 규모 급증세에 따라 메리츠종합금융을 비롯해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이 많은 9개 금융투자회사의 채무보증 실태를 파악했다.
이들 9개사의 작년 6월 기준 채무보증 규모는 총 14조2천억원으로, 전체 금융투자회사의 채무보증 규모의 62.0%를 차지했다.
채무보증 규모는 2013년 10조4천억원에서 36.0% 늘었다.
채무보증 기초자산 중에서는 부동산이 11조원(77.5%)으로 가장 많았다.
채무보증 유형별로는 리스크가 큰 신용공여가 11조4천억원으로 80.3%를 차지했다.
이들 9개사의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은 79.8%에 달했다. 전체 금융투자회사의 평균(56.9%)의 1.4배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이 이들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회사 간 투자심사조직 규모나 운영 면에서 큰 차이를 드러냈다.
A사는 심사인력 15명, 평균 심사경력 10.8년으로 탄탄한 심사조직을 갖췄지만, B사의 경우 심사팀을 통폐합해 별도의 심사조직이 없고, 심사인력은 2명에 불과했다.
또 거래상대방의 신용등급별 금액·비중, 신용등급과 관련한 한도는 있지만, 기초자산별, 기간별 한도는 없어 '쏠림현상'에 대한 대비가 취약했다.
금감원은 "9개사 모두 정기적인 스트레스테스트를 한 결과 현재의 채무보증이 자체 유동성으로 감내 가능하다고 자평했으나 더 정교한 시나리오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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