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장세 주도
'소비부진·사드 충격'에 코스닥 중·소형주 소외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격차가 30개월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수출 대형주가 포진한 유가증권시장과 중·소형주가 많은 코스닥시장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들은 좋은 실적으로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중·소형주들은 내수 부진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 등으로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코스피(2,102.65)와 코스닥지수(608.93) 격차가 1,493.7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는 2014년 9월 1일(1,500.91)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 격차는 지난해 1월 21일 1,174.69를 보인 이후 꾸준히 커지며 지난해 12월 6일(1,408.51) 1,400포인트를 넘었고 최근 1,500포인트에 가까워졌다.
이 같은 두 지수의 격차 확대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의 주가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초 1,910선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지난해 말 2,020선을 넘었고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꾸준히 타며 지난달 21일 2,012.93으로 19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했다.
최근 미국 3월 금리 인상 우려와 사드 여파로 코스피가 2,100선을 내줬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수출 대형주들의 주가 상승 기대는 여전히 높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록적인 실적을 보이며 올해 1월 26일 장중에는 사상 처음 200만원까지 올랐고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호황으로 주가가 한때 5만원을 뚫었다.
외국인들은 수출 대형주들에 관심을 꾸준히 보이며 사들이고 있다.
반면에 코스닥지수는 2015년 7월 중순 782.64까지 치솟으며 800선 돌파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2015년 말 682.35, 지난해 말 631.44로 떨어졌다. 지난 3일에는 600.73으로 600선 붕괴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코스닥지수의 하락은 소비 부진과 관련됐다는 분석이다.
대형 수출주들이 있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에는 내수주 종목이 많아 실적이 신통치 않다.
또 조기 대선 가능성에 정치테마주로 편입됐던 중·소형주들이 이른바 '반기문테마주' 폭락 등을 겪으며 코스닥지수 하락을 부추기기도 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코스닥시장의 화장품주와 엔터테인먼트주 등이 크게 떨어졌다. 이런 상황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한때 코스닥시장 성장을 주도했던 바이오주도 '한미약품 사태' 등을 겪으며 동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당분간 대형주 위주의 증시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출 증가와 글로벌 경기개선 등으로 경기민감주와 수출주 동력은 양호하지만, 내수주와 중·소형주의 동력이 되는 정부의 정책과 소비심리 등은 약한 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와 심리, 수급 측면에서 경기민감주와 대형주의 상대 우위는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경기개선과 물가 상승을 보며 지수가 흔들릴 때마다 대형주와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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