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기각되면 朴대통령 복귀…黃권한대행, 총리 사의 가능성
탄핵심판 인용되면 보수 결집 전망…黃권한대행 지지율 상승에 무게
권한대행 출마에 여전한 비판론…국정실패 책임론서 자유롭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여부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집권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구애는 계속되고 있고 보수 후보로서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황 권한대행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점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국무총리실 주변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탄핵심판 기각이냐 인용이냐 =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기각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곧바로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된다. 이 경우 황 권한대행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시절 고건 전 권한대행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기각되자마자 당일 저녁에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황 권한대행이 이번 탄핵정국에서 보수 진영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만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기각되면 차기 대선은 올 12월에 치러지게 된다.
◇지지율이 최대 변수 =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지지율'이다.
현재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10% 안팎으로 보수 진영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탄핵심판이 인용되고 탄핵 정국이 일단락되면, 숨죽이고 있던 보수 진영이 다시 세 결집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경우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단할 수 있다.
다만 보수 진영이 결집한다고 하도 황 권한대행이 야권 후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는 역부족이어서 결국 대선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심판 사건이 종결되면 보수 진영이 세를 회복하고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근본적인 구도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탄핵심판에 대한 결론이 나온 뒤 약 일주일 동안 지지율의 추이를 지켜보며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구애 = 자유한국당의 '러브콜'도 주요 변수다. 자유한국당이 '보수를 지켜야 한다'며 황 권한대행을 강하게 압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정우택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 사이에 '황↔홍'이라고 적힌 A4용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혀 황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지사의 2파전을 암시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일에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출마할 생각이 있다면 탄핵 결정 전에 출마 결정을 하는 게 정치적으로 더 임팩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이 지난 2일 조찬기도회에서 "사람이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라고 말한 을 두고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정치적 여건에 따라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심판이 선수로 뛴다" 비판론 부담 = 만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된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해야 한다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기에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된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박근혜 정부의 2인자가 대선에 출마하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론이 거세게 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총리실 안팎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황 권한대행 측은 "황 권한대행의 행보는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한 것이지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행보가 아니다"라며 "황 권한대행은 대선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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