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트럼프 측근-주미 러대사 '내통' 폭로한 美언론 맹비난

입력 2017-03-03 22:45  

러시아, 트럼프 측근-주미 러대사 '내통' 폭로한 美언론 맹비난

"마녀사냥" 트럼프 주장 되풀이…"러 대사 美인사 접촉은 정상적 외교활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 인사들과 주미 러시아 대사의 접촉을 폭로·비난한 미국 언론 보도를 '마녀사냥'이라고 몰아붙였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3일(현지시간)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 등 트럼프 진영 인사들과 세르게이 키슬략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의 '내통' 의혹 보도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트럼프 대통령의 완벽한 정의에 우리가 더 보탤 것이 없다"며 "이는 마녀사냥"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와의 내통'과 '위증' 논란에 휘말린 세션스 법무장관에 대해 "그는 정직한 사람이며, 그에 대한 의혹 제기는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평가를 되풀이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에 대한 (미국 내부의) 비난은 문명화된 나라인 미국에서 오래전에 지나간 것으로 생각한 마녀사냥이나 매카시즘 시대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키슬략 대사의 활동과 관련 "대사는 해당국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파견된다. 관계는 행정부 인사나 의회 인사, 사회활동가, 비정부기구 인사 등과의 만남이나 대화, 접촉 등으로 이루어진다"고 문제 될 게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 비난에 동참했다.

자하로바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늘 아침 외무부로 출근하면서 존 테프트 주러 미국 대사를 청사에서 만났다. 러시아 외교관들과 만나는 것을 CNN 방송이 알면 당신은 위험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비꼬았다.

테프트 대사는 이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양자관계를 논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 공보실은 밝혔다.

자하로바의 페이스북 글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러시아 인사 접촉을 미 언론이 매도하고 있다는 비난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자하로바는 전날 브리핑에서도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의 내통설에 관한 미국 언론 보도를 '수치이자 만행'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미국 정보당국이 키슬략 대사를 스파이나 포섭자로 보고 있다는 CNN 뉴스를 읽었다"면서 "이것이 서방 언론이 내려갈 수 있는 바닥인지 아니면 더 내려갈 곳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일 세션스 장관이 상원 군사위원이면서 트럼프 캠프의 외교정책 고문이던 지난해 7월과 9월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2차례 만나 대화했지만, 1월 10일 상원 법사위 인준청문회에서 러시아와의 접촉 사실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로 세션스는 러시아와의 내통과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앞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키슬략 대사와 만나 대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져 정권 출범 25일 만에 사임한 바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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