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집권여당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이 북한 노동당과의 당대당 협력 관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움직임은 김정남 암살 이후 말레이시아 국내에서 북한과의 단교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 나와 주목된다.
3일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텡쿠 아드난 텡쿠 만소르 UMN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차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북한 노동당과의) 협력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UMNO는 2014년 북한 노동당과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불과 3년 만에 협약 파기 여부를 저울질하게 된 것이다.
이는 지난달 24일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국으로 치닫는 듯 했던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지난달 28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이후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일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파기했지만,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된 북한 국적 피의자 리정철(46)은 기소하지 않고 추방했다.
또 북측에 무역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장소가 제3국으로 바뀌거나 취소될 것으로 전망됐던 북한과의 차기 아시안컵 예선전 경기도 예정대로 이달 28일 평양에서 치르기로 했다.
그럼에도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다시 봉합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현지 외교가의 중론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측 대표단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거절한 상태다.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국적 용의자들이 현지 경찰에 추가로 체포될 경우에도 양측은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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