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의 유대인 시설들이 올해 들어 각종 협박전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수사당국이 3일(현지시간) 첫 용의자를 붙잡아 신원을 공개했다.
인터넷 언론매체에서 해고당한 30대 남성으로, 헤어진 여자친구를 괴롭힐 목적으로 최소 8곳의 유대인 시설에 폭파를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미주리 주(州) 세인트루이스에서 후안 톰슨(31)을 '사이버 스토킹' 혐의로 체포했다고 주요 언론들이 전했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오늘 톰슨을 기소했다"면서 그가 유대인 커뮤니티센터, 유대인 차별철폐운동단체 ADL, 학교, 유대인 박물관에 대해 이메일과 전화를 이용해폭파위협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일 미시간 주의 한 유대인 학교에 전화를 걸어 폭탄 2개를 설치했다면서 이곳을 '유대인 뉴턴'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일컫는 말이다.
며칠 후에는 발신자 표시제한과 음성변조 장치를 이용해 뉴욕 ADL 사무실에 전화를 건 뒤, 폭발물이 한 시간 내 폭발한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이 출동했으나 장난전화였다.
여자친구가 범행을 계획하면서 자신을 끌어들이려고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뉴욕, 댈러스 샌디에이고의 유대인 시설에 보낸 이메일에서 "내 여자친구가 폭탄을 설치했다",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유대인을 죽이고 싶어한다"고 썼다.
톰슨은 작년 여름 여자친구와 헤어졌으며, 다음날 여자친구의 직장상사에게 언론사 명의의 이메일을 보내 그녀가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톰슨은 인터넷 매체인 '디 인터셉트'에서 1년여 일했으며 자신의 기사에 허위 취재원을 등장시킨 것이 발각돼 작년 해고됐다.
그는 검찰에서 "옛 여자친구를 괴롭히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당국은 현재 유대인시설에 대한 위협 122건을 조사 중이다.
이는 미주리, 펜실베이니아, 뉴욕 주에서의 유대인 묘지 훼손사건과 더불어 반(反)유대인 증오범죄 공포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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