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샤오미 등 저가 가전시장서 약진…중국산 SUV도 한달만에 '완판'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갈수록 커지는 '차이나 파워'는 오랫동안 한국의 핵심 수출상품으로 자리 잡아온 전자와 자동차 부문에까지 밀려들고 있다.
TCL과 하이얼, 샤오미 등은 국내 저가 가전시장에서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약진하고 있고 최근 국내 시장에 처음 상륙한 중국 북기은상기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켄보(KENBO) 600'은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5일 가전·유통업계에 따르면 TCL, 하이얼, 샤오미 등을 앞세운 중국산 가전제품은 아직 한국 시장 점유율이 높지는 않지만 싼 가격과 '예상보다 괜찮은' 품질을 앞세워 저가형 TV나 세탁기, 보조배터리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산 가전제품은 저가·저품질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다가 '대륙의 실수'라고 불렸던 샤오미 스마트폰이 2014년에 나오면서 가성비가 괜찮은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굳혀가는 추세다.
최근 2~3년간 샤오미를 비롯해 화웨이(스마트폰), 레노버(노트북), TCL(TV), 하이얼(냉장고), 미디어(세탁기)와 같은 중국 가전·전자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잇따라 상륙했다.
TCL의 액정표시장치(LCD) TV(32인치)의 경우 삼성이나 LG 등 국산보다 20만~30만원 정도 저렴한 23만원에 롯데하이마트에서 팔리고 있다. 중국산이 한국산의 2분의 1에 불과한 경우도 있는 셈이다. 같은 매장에서 22만원에 판매되는 미디어 세탁기(3.8kg)의 가격은 국산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중국산 가전은 저가형 TV나 세탁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현재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세가지 품목을 합산한 중국 가전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2% 수준이며 이중 TV가 5%로 가장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샤오미 보조배터리는 해당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는다.
샤오미 보조배터리는 깔끔한 디자인과 괜찮은 성능으로 한때 시장 점유율이 75%에 달했으나 삼성이나 TSST 등이 잇따라 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아직은 삼성과 LG 등 한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주요 부문에서의 점유율은 미미한 편이지만 가성비를 앞세워 일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나날이 품질이 향상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방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자동차의 돌풍도 심상치 않다.
중국 자동차업체인 북기은상기차는 지난 1월 중순 인천에서 중형 SUV '켄보(KENBO) 600'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중국 승용차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켄보 600의 무기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모던 트림'은 1천999만원에 불과해 동급 국산차량보다 수백만 원이나 싸다.
'켄보 600'은 이처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출시 한 달도 안 돼 처음 들여온 120대가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북기은상기차의 독점 수입사인 중한자동차는 '켄보 600'의 초도 물량이 단기간에 완판되자 200대를 추가 주문했다.
중한자동차 관계자는 "개인 구매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고 법인 구매는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의외"라며 "구매 고객층이 굉장히 다양하다"고 말했다.
중국산 자동차는 북기은상기차 외에도 둥펑(東風)자동차가 정부 인증 절차를 밟는 등 3개 정도가 더 한국 진출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연말부터 중국산 버스도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중국 위퉁(宇通)버스는 45인승 관광버스를 시작으로 전기버스, 스쿨버스, 공항버스로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의 비야디(BYD)도 작년 10월 한국법인 설립을 마치고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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