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혁명가' 뱅크시, 베들레헴 분리벽 앞 호텔 개장

입력 2017-03-04 16:07  

'거리의 혁명가' 뱅크시, 베들레헴 분리벽 앞 호텔 개장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영국의 거리 미술가 겸 공공장소 낙서 예술가인 뱅크시가 3일 자신의 작품으로 가득 찬 게스트하우스 '벽으로 분리된 호텔'을 언론에 공개했다.

요르단강 서안 도시 베들레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지배인 위삼 살사(42)는 이날 A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 기자들과 만나 호텔이 오는 11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고 밝혔다.




살사는 '벽으로 분리된 호텔'은 모두 10개의 객실이 있으며 햇볕이 드는 시간이 하루 25분에 불과하다면서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전망이 나쁜 호텔'이라고 풍자했다.

게스트하우스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공격자들을 막기 위해 세운 분리벽 바로 옆에 위치하며 일부 방에서는 보안 감시탑이 보인다. 분리벽은 뱅크시와 예술가들이 그린 벽화로 덮여 있다.

호텔 소유자인 뱅크시가 베들레헴에 처음 온 것은 10여 년 전이다. 그는 분리벽 위에 풍선에 의해 하늘로 올라가는 소녀를 묘사하는 벽화 등을 비밀리에 그려 분리벽이 관광 명소가 되기도 했다.






이 호텔에도 익명의 예술가들이 그린 풍자 작품들로 넘쳐나고 있으며 특히 '뱅크시의 방'으로 불리는 3번 객실에서는 이스라엘 국경 경찰과 팔레스타인인이 베개 싸움을 하는 모습을 그린 뱅크시의 작품 밑에서 잠을 잘 수 있다.

살사는 이 호텔을 꾸미기 위한 모든 작업은 14개월 정도 걸렸으며 익명성을 지키기 위한 뱅크시의 요청에 따라 그동안 완전 극비리에 진행해왔다면서 "모든 인테리어는 뱅크시가 직접 감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전쟁과 아동 빈곤, 환경 등을 풍자하는 내용이 많다. 뱅크시의 정체는 아직도 신비 속에 쌓여 있으나 그의 작품은 경매에서 180만 달러(20억8천만원) 이상 고가에 팔리고 있다.

뱅크시의 인기도와 명성으로 미뤄 이 호텔은 항상 만원일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고객들이 셀카만 찍고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뱅크시는 성명에서 "이곳은 광적인 사람을 위한 3층 치료소며 주차도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호텔에 묵고 싶은 사람은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해야 하며 오는 20일부터 숙박이 가능하다. 가장 싼 방의 투숙 가격은 1박에 30달러(약 3만5천원)다.

ysk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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