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임박] 연준 FOMC 위원 10명 중 7명 매파 목소리

입력 2017-03-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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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상임박] 연준 FOMC 위원 10명 중 7명 매파 목소리

옐런은 물론 '비둘기파' 브레이너드·더들리도 3월 인상에 무게

물가·고용지표 호조 영향…트럼프효과 가세땐 속도 빨라질수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3월 인상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나오는 월례행사 같은 관측이었지만, 순식간에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월 FOMC 회의록에서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개되고, FOMC에서 의결권이 있는 위원들도 줄줄이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은 것이 금리 인상 관측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3일 시카고 경영자클럽 행사에서 "이달 회의에서 고용률과 물가 상승률이 우리 예상에 부합하면 연방기금 금리의 추가 조정은 적절할 것"이라며 3월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현재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선 미국 금리의 3월 인상 가능성을 무려 94%로 잡고 있다.

이달에 0.25%포인트 올리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00%가 된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새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 등 재정지출 확대를 본격화하면 이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커지면서, 이를 제어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국내총생산(GDP)의 1% 규모 재정지출 확대는 정책금리 0.5%포인트 인상 요인이 되며 단기 시장금리는 0.5∼0.6%포인트, 장기금리는 0.3%포인트 상승요인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연준 위원들은 작년 12월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이 1.375%에 이를 것으로 보면서 연내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세 차례 인상으로 장기금리를 3%까지 올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과는 시각차가 상당했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올해 2차례, 빨라야 6월 인상을 예상했었다.




◇ 美금리 결정권 쥔 FOMC 위원 10명 중 7명 이상 "조만간 인상 적절"

현재 미국 기준금리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연준 위원은 총 10명이다. 이 가운데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은 위원은 무려 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연준을 이끄는 옐런 의장은 지난달부터 3월 금리 인상설에 불을 지펴왔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없애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이 될 것"이라며 3월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연준의 고용 목표가 대체로 달성됐고, 물가는 2% 목표치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며 "이달 회의에서 고용과 물가가 예상에 부합하면 금리 추가조정이 적절하다"고 방점을 찍었다.

이보다 앞서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일 폴퀸 대학 연설에서 "(금리인상) 과정을 빠르게 진행해야 이를 점진적으로 할 수 있다"며 인상 쪽에 무게를 실었고, 제롬 파월 연준 이사는 2일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3월 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모이고 있다"고 매파 발언을 내놨다.

대표적인 비둘기파였던 FOMC 위원들까지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 특기할만한 점이다.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통화정책 긴축 가능성이 전보다 더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비둘기파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도 1일 연설에서 고용과 물가, 세계 경제를 언급하며 금리를 조만간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지난달 21일 머지않은 미래에 연준이 통화 긴축 정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템플대 연설에서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올해 3번의 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다소 모호하지만 3월 금리 인상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다만 스탠리 피셔 연준 이사는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4월에 조기 사임하기로 한 대니얼 타룰로 연준 이사는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연준 위원들은 이날 발언을 끝으로 오는 14∼15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과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는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다.





◇ "여건 무르익었다" 고용·물가 목표치 임박…선물시장서는 인상 확률 94%

2015년과 2016년 12월에 한 번씩만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연준 위원들이 잇따라 매파 발언을 내놓은 것은 경제 지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22만7천명 증가해 시장의 조사치를 뛰어넘었고, 실업률은 4.8%로 거의 완전고용 수준을 이루고 있다.

1월 민간부문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월보다 2.5% 오른 26.0달러를 보이며, 약 7년 반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국제유가가 안정을 되찾은 이후로 물가상승률도 꾸준하다.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전년 같은 달보다 1.9% 상승했다.

또 음식과 연료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7% 상승하며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바짝 다가섰다.

연준은 1일 발간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서도 "미국의 경제활동이 '점진적' 또는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불어온 '트럼프노믹스' 바람도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에 힘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과 규제 완화 정책 기대 속에 뉴욕 증시가 연일 상종가를 경신하면서 일각에서는 시장 과열 우려마저 나온 것이 연준이 움직이는 계기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연설에서 언급한대로 인프라 투자를 늘린다면 이 역시 금리 인상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도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로 가구와 기업의 신뢰도가 크게 올랐으며 금융시장이 활황을 띠고 있다고 짚은 바 있다.

시장은 이미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십분 반영하고 있다.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지난 2일 102선까지 넘기며 고공행진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최근 5거래일 만에 20bp(0.01%포인트) 이상 뛴 2.51%까지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와 미 국채 금리에 반영된 것이다.

또 3일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의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무로 94.0%에 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서도 선물시장은 3월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79.7%로 내다보고 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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