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세론' 유지 지속…안희정·이재명 '2위싸움' 재점화 되나

입력 2017-03-05 06:00  

文 '대세론' 유지 지속…안희정·이재명 '2위싸움' 재점화 되나

安측에 박영선 등 非文 의원 속속 합류…세력 규합으로 반등 노려

李, 호남에서 安 따돌려…토론회 올인하며 '역전 드라마' 구상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기자 =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판도에 미묘한 변화 조짐이 읽히고 있다.

여론조사의 지지율을 놓고 볼 때 문재인 전 대표가 독주를 이어가는 흐름에는 변화가 없지만 2위 안희정 충남지사와 3위 이재명 성남시장간 격차가 좁혀지면서 '2위 싸움'이 다시 불붙을 기미를 보인다.


이 같은 조짐은 최근 공개된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엿보인다. 지난 2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천8명 대상,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안 지사 지지율이 14.5%로 떨어진 반면 이 시장은 9.1%를 보여 격차가 5.4% 포인트(P)였다. 이는 전주의 8.8% P에 비해 3.4% P 줄어든 것이다.

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지난달 28~지난 2일, 1천10명 대상,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도 둘 사이의 지지율 차이는 전주의 13%P에서 7%P로 크게 좁혀졌다.

지지율 돌풍을 일으켰던 안 지사는 '선의 발언'과 이후 해명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진보·보수 지지층의 동시 이탈로 지지율이 하락세인 반면 이 시장은 한동안 최근 일부 조사에서 두자릿수 지지율을 회복한 데다 호남에서는 안 지사를 따돌리는 등 반등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두 주자가 다시 팽팽한 접전구도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한 의지' 발언 이후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안 지사로서는 문 전 대표와의 격차가 벌어지며 자연스레 이 시장과 차이가 좁혀지자 '반전의 모멘텀'을 찾는게 절실해졌다.

캠프는 2,3위가 뒤집힐 일은 없다고 확신하지만, 정치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후보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고 이 시장의 선명성이 부각될 경우 2위 자리가 '안갯속'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치와 대연정의 소신을 강조하는 메시지와는 별도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만들 전략이 필요한 상황에서 최근 비문(비문재인) 계열 현역 의원들의 가세는 의미있게 볼만한 대목이다.

안 지사는 최근 비문진영의 중진인 박영선 의원에게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의 모임인 '의원멘토단'의 좌장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원이 요청을 수락한다면 안 지사로서는 2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도전하는 데 있어 든든한 원군을 얻게 된다.

원내대표까지 역임해 비문계 구심점 역할까지 할 수 있는 박 의원이 움직인다면 '친문계'에 대응하는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 5일에는 기동민·이철희·어기구 의원이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데다, 다른 비문계 의원 상당수도 안 지사 지지를 곧 공개적으로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지역구 당원이나 지지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당연히 있다"면서 "지지나 관심을 표명한 현역 의원들은 현장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안 지사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연초 지지율이 하락세였지만, 최근들어 8∼1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며 판을 흔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특히 당내 경선 첫 지역인 호남에서 안 지사를 따돌렸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자평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지난 2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은 호남에서 13.8% 지지를 받아 2위로 올라선 반면 안 지사는 4위(9.1%)로 추락했다. 4일 갤럽 조사에서도 이 시장은 호남에서 15%로 치고 올라가 8% 그친 안 지사를 크게 앞섰다.

여기에 조만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지고 본격 경선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방송 토론회 등으로 검증과 노출 기회가 많아지는 것도 이 시장에게는 기회 요인이라는 것이 캠프 측의 전망이다.

이 시장은 5일 예정된 공식 일정들을 모두 취소하고 다음날 열릴 방송토론 준비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나중에는 결국 누가 '문재인 대항마'가 될지가 핵심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이 시장이 안 지사를 역전하는 순간 판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안 지사에 대한 지지는 경선에 참여하는 지지층과는 다르다. 큰 역전 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두인 문 전 대표는 다시 가열 조짐을 보이는 2위 싸움과 거리를 둔 채 주말동안 충남과 영남을 방문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2일 리얼미터 35.2%/3일 갤럽 34%)한 기세를 몰아 상대적으로 자주 방문못한 지역을 찾아 자신이 공언한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문 전대표가 호남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얻어내는 등 전통적 텃밭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일정 정도 성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탄핵 우선' 기조를 유지해온 데다, 최근 '대연정' 논란 등으로 전선이 형성될 때 여권과 손잡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내친 김에 '통합형' 리더의 이미지를 부각해 외연 확장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문 전 대표 측의 구상이다.

특히 대전은 안 지사의 안방이라는 점에서, 부산은 문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더 무게가 실리는 행보다.

문 전 대표는 5일 부산에서 토크콘서트를 마친 뒤에는 모든 일정이나 메시지를 '탄핵'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와 관련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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