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갤러리가 한국 온 이유? 불확실성의 시대가 오히려 기회"

입력 2017-03-05 10:43  

"페이스갤러리가 한국 온 이유? 불확실성의 시대가 오히려 기회"

페이스서울 개관 맞아 방한한 글림처 페이스갤러리 회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현대미술 본고장인 미국 뉴욕에 있는 갤러리는 약 1천500개다. 그중에서 첫손에 꼽힐만한 갤러리가 페이스갤러리다. 유명작가들을 거느린 페이스 갤러리는 세계 미술 시장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페이스갤러리의 지점인 페이스서울이 지난 3일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열었다. 아시아에서는 2008년 중국 베이징과 2014년 홍콩에 이어 3번째다.

개관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마크 글림처 페이스갤러리 회장은 4일 페이스서울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과 홍콩을 잇는 페이스갤러리의 다음 둥지를 고민한 결과 서울이 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60년 페이스갤러리를 설립한 아널드 글림처의 아들이다.

"그동안 한국의 미술관, 갤러리를 통해 페이스갤러리 작가들이 많이 소개됐고, 우리와 관계를 맺어온 한국 고객들이 많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또 (지점을 열려면) 해당 지역의 미술 커뮤니티를 이해하는 전문가가 중요한데 이영주 페이스서울 디렉터가 그에 해당합니다."


지난 10년간 아시아 미술 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글림처 회장은 "아시아 동시대 미술에서는 수많은 흐름과 움직임, 궤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런 지역적인 특색이 세계와 연결되는 순간이 정말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태동한 추상표현주의가 세계 미술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당장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워도 한국 동시대 미술도 그런 식으로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글림처 회장은 오랜 침체 상태인 한국 미술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묻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한국 시장과 세계 시장을 연결하는 페이스서울을 세우기에는 지금이 최적기라는 설명도 했다.

"지금이 불확실성의 시대인 것은 맞지만, 작가를 비롯해 예술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도리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기회를 찾으면 비즈니스는 기회에 맞게 따라오는 것입니다. 세계의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그와 동시에 한국 작가들을 세계로 퍼뜨릴 기회입니다."

이틀도 안 되는 체류 시간을 쪼개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갤러리들을 둘러본 글림처 회장은 눈여겨보는 한국 작가가 있느냐는 물음에 "이제부터 열심히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림처 회장은 한국 유일의 페이스갤러리 전속 작가인 이우환 화백에 대해 "함께 일을 시작한 10년 전만 해도 미국의 많은 컬렉터가 이우환을 몰랐지만 그는 이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예술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화백도 피해가지 못했던 미술계 위작 논란에 대해 "모든 예술가는 모작과 위작의 문제에 직면한다"면서 "위작 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야 하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도 작가들의 전작도록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답했다.


페이스서울은 이태원의 건물 한 층을 빌려 쓴다. 세계적인 명성의 갤러리 지점치고는 단출한 느낌도 든다. 글림처 회장은 "우리는 일부러 거대한 건물을 짓거나 수많은 인력을 데려오지 않았다"면서 "한국 미술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글림처 회장에게 마지막으로 페이스갤러리가 지금의 위치에 오른 비결을 물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작가들을 우대했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아트 딜러의 역할은 작가의 작품이 어떤 것인지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작가의 창의적인 작품을 번역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작품이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면 아트 딜러는 작품을 파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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