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지자체 잘못 있지만 배상 책임 60% 제한 타당"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 춘천시 신북읍에 사는 A씨는 2013년 자신의 집 담벼락 곳곳에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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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이 생긴 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깥 배수로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길이 20m의 A씨 집 담벼락은 심하게 기울어 담의 기능을 상실했다.
담이 기울어진 이유를 살피던 A씨는 2009년 3월 춘천시가 농로 포장공사를 한 사실을 떠올렸다.
당시 해당 공사를 하면서 자신의 담 바로 옆에 담과 나란히 도랑을 파 'U'자형 플륨관 배수로를 설치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춘천시와 시공업체가 자신의 담 기초에서 20㎝가량 근접해 굴착작업을 하고, 담과 플륨관 사이에 뒤채움 공사를 충분히 하지 않아 담장이 기울었다고 주장했다.
담을 철거 후 다시 신축한 A씨는 "4천628만원의 공사비를 배상하라"며 지난해 5월 춘천시와 시공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춘천시 등은 "담이 설치된 곳이 연약지반이고, 담을 설계도대로 시공하지 않아 담이 기운 것인 만큼 A씨에게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춘천지법 민사 4단독 조규설 판사는 "피고(춘천시와 시공업체)는 원고 A씨에게 청구액의 60%인 2천776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조 판사는 "공사가 끝난 공용 시설물 관리를 철저히 해 배수로에 인접한 A씨의 담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주의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피해가 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A씨의 손해배상 청구가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보고 법원이 원고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다만, 피고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하면서 나머지 40%는 원고인 A 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판사는 "이 사건 담은 높이 2.5m, 기초 폭 2m, 깊이 2.5m의 반중력식 옹벽으로 설계됐으나 실제 설치한 담은 깊이 1.48m의 L형 옹벽"이라며 "기초가 연약지반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설계도대로 설치됐다면 기울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었던 만큼 원고도 40%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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