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재작년과 달리 한·중 FTA 언급 없어 주목…사드의식한듯
국방 예산 공개 안해…국방비 증가 폭 7% 내외 전망
철강감산 5천만t 목표…석탄 생산능력 1억5천만t 규모 감축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김수진 기자 = 중국이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열고 정부공작보고를 통해 2017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6.5% 정도로 제시하면서, 가능하면 그 이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목표였던 6.5∼7%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앞서 주요 투자은행과 경제분석기관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와는 일치한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17~23일 주요 투자은행과 경제분석기관 애널리스트 2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이들이 예상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 중간값이 6.5% 내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실제로 6.7%로 성장하며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는 성장률 7%대 인 '바오치'(保七)의 고속 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중속 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2017년 소매 증가율을 10% 정도, 소비자물가지수(CPI) 목표치는 3% 정도 증가로 잡았다.
리커창 총리는 미리 배포된 업무 보고에서 "올해 국내 총생산의 증가율을 6.5% 정도로 정하고 실제 사업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소비자 물가의 상승 폭을 3%로 통제하고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1천100만명 이상으로 늘리며 도시 실업률을 4.5% 이내로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경제 성장 기대 목표는 경제 법칙과 객관적인 실제에 부합하고 구조 조정을 하는 데 유리하다"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중요 목적은 취업을 보장하고 민생을 개선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올해 계속해서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안정적인 통화 정책을 실행하고 구간적 조정을 기초로 특정적 조정과 시기적 조정을 강화해 예견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소비, 투자 등 정책 조율과 협력에 주력해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리 총리는 이날 업무 보고를 통해 중국의 국방 예산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전인대를 통해 국방 예산을 매년 공개해왔던 것과 달라진 점이다.
구체적인 예산액이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은 올해 국방비 예산을 약 7% 증액할 예정이다.
푸잉(傅瑩) 전인대 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국방비 증가 폭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올해 국방비 예산 증가 폭은 7% 안팎이 될 것"이라며 "전체 국내 총생산(GDP)의 1.3% 수준으로 최근 몇 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재정부가 제공한 정확한 수치"라고 밝힌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공급 개혁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됐다.
리커창 총리는 "과잉생산능력을 효과적으로 확실하게 해소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철강 생산능력을 5천만t 정도 더 줄이고 석탄 생산능력을 1억5천만t 이상 퇴출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5천만㎾ 이상에 달하는 화력발전 생산능력을 도태시키거나 관련 건설을 중지해 청정에너지의 발전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화, 법치화 수단을 더 많이 활용해 좀비 기업을 효과적으로 퇴출하고 공급 능력 과잉 업종에서 신규 생산능력을 도입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겠다"면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도시별 맞춤형 정책을 실행해 재고를 소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업무 보고에서는 예년과 달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중·일 FTA 등에 대한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중국 지도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는 한국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리 총리는 지난해 업무 보고에서 대외정책 분야 중점 업무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 확대 추진, 연내 적절한 시점에서의 '선강퉁'(深港通·선전<(深천<土+川>과 홍콩 증시 교차거래 허용제도) 개시, 한·중·일 FTA 협상 가속화 등을 언급했다.
2015년 업무보고에서도 한·중 FTA를 조속히 체결(발효)하고, 한·중·일 FTA 협상을 가속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리 총리는 대외무역 분야에서 지난 2년간 언급해 왔던 한국과의 무역협정 내용을 배제하고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을 통한 아태자유무역구 건설만 언급했다.
전인대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와 지방별, 직능별 대표 2천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인대 제12기 4차 회의를 개최했다.
전인대는 16일 오전 폐막하기까지 정부 업무 보고를 비롯해 전인대 상무위원회,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등의 업무보고를 차례로 받고 예산안을 심의하고 각종 법안을 마련한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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