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5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회의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의미하는 '하나의 중국'과 보호주의 반대를 강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을 겨냥해 대만에 관계회복 신호를 보냈는가 하면 중국을 불공정 무역국가로 취급하며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강화하는데 대한 중국의 반작용이 전인대를 통해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정부업무보고에서 대외 현안에 대해 보호주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고 대만 문제에 대한 결연한 의지도 표명했다.
리 총리는 "세계 정치, 경제 구도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중국은 줄곧 평화와 안정을 지향하고 공정과 정의를 수호하며 세계 평화의 건설자, 글로벌 발전의 기여자,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될 것"면서 "다자간 체제의 권위성과 효과성을 수호하며 각종 형태의 보호주의를 반대하고 글로벌화가 보다 포용적이고 호혜적이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제적으로 안정되고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대국 관계의 기틀이 구축되도록 추진하고 이웃 나라와 화목하게 지내고 상호 신뢰하며 공동으로 발전하는 주변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결연한 반대를 천명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겨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환율 조작국 지정 등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아 전인대가 올해 주요 목표로 '보호주의 배격'을 삼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전인대의 대만 관련 정책도 한층 결연해진 모습이다.
리커창 총리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견지하고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이라는 공동의 정치적 기반을 수호하며 양안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수호할 것"이라면서 "대만 분리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며 그 누가 어떠한 방식, 어떠한 명의로든 대만으로 분열시키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인대는 홍콩 독립 움직임에도 쐐기를 박았다.
리 총리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홍콩, 마카오에서 왜곡되거나 변형되지 않고 확고부동하게 실시토록 할 것"이며 "홍콩 독립은 출구가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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