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행사 계기 '北우방' 베트남 등 방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다음 주 동남아시아 방문에 나설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을 계기로 이 지역 국가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악화하는 상황이어서 그의 방문이 북한 고립을 위한 여론전의 성격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 장관은 5일 방송된 'KBS일요진단'에 출연해 다음 출장계획에 대해 "열흘 정도 있다가 동남아를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윤 장관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수교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 "일정이 최종 확정되면 양국이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스리랑카와 수교 40주년, 베트남과 수교 25주년, 캄보디아와 수교 20주년을 맞는다고 이 당국자는 소개했다. 윤 장관은 이 중 2∼3개 국가를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국가들은 대체로 남북한 사이에서 이른바 균형외교를 펼치는 경향이 짙었지만, 김정남 피살사건을 계기로 북한 정권의 잔학성이 부각되면서 북한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윤 장관의 동남아 방문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 장관이 방문할 가능성이 큰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대표적인 북한의 우방으로 꼽히지만, 김정남 피살사건 이후 북한과의 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베트남은 자국인 도안 티 흐엉(25)이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1일 말레이시아에서 기소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이 크다.
캄보디아도 과거 북한의 우방이었지만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과정에서 우리측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윤 장관은 김정남 피살사건이 일어난 말레이시아 방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하고 자국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했으며 단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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