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50일간 캐나다 난민신청 4천명에 달해…전년 대비 60%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법을 옥죄기 시작하면서 이웃 국가인 캐나다에 난민·이민자가 몰려들고 있다.
캐나다 당국은 육로를 통한 밀입국이 늘어난 것에 주목하며 미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랠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매니토바주(州) 에머슨을 찾은 자리에서 "어디서 이 같은 흐름이 시작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와의 매우 협조적이고 매끄러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데일 장관은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으면서 캐나다에 명백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미국도 (난민 급증의) 기원을 이해하고 사안을 파악하는 데 관심을 표했고 양국이 공동으로 빈틈없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데일 장관은 양국이 언제 어떤 협력을 하게 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에머슨은 미국 노스다코타, 미네소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접경 소도시다. 올해 들어서만 200명이 에머슨으로 불법 입국했다.
당장 밀려드는 난민·이민자로 에머슨에서는 단속 인력과 주거 지원 등이 부족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구데일 장관은 우선 3만 캐나다달러(약 2천600만 원)를 지원키로 했으며, 캐나다 왕립기마경찰대(RCMP)와 국경경비청(CBSA) 인력 일부를 에머슨에 비치했다.
올해 연초부터 2월 21일까지 에머슨을 포함해 캐나다 전역에서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총 4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자 수인 2천5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난민 신청자의 출신 국가는 대부분 동아프리카와 시리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일부 난민·이민자들은 애초부터 캐나다를 목표로 잡고 방문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육로로 밀입국하고 있다.
나머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반(反)이민 기조 속에 미국에서 난민신청이 거절되거나 추방 위협에 시달리는 이들이 차선책으로 캐나다를 찾고 있다.
캐나다는 난민·이민자가 검거되지 않고 캐나다 땅을 밟으면 정식으로 난민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난민 인정사례가 많지 않아 육로를 통한 밀입국자 대부분 최초 도착국가인 미국으로 되돌려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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