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전문가 분석…"김정남 암살, 北문제 전환적 계기 될듯"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을 기획·결정하는 데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5일 이 연구원 홈페이지에 게재한 온라인 시리즈 '김정남 암살의 동기와 김정은 공포정치의 이면'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실장은 최근 김원홍 국가보위상의 해임과 보위성 부상(차관급)들의 처형을 거론하면서 "보위성 요원들이 주축이 된 김정남 암살이 이루어진 시점은 당 조직지도부가 보위성을 제압하고 접수한 직후에 벌어졌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 조직지도부의 기획과 김정은의 결정 아래 국가보위성이 김정남의 암살을 실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실행 여부와 암살의 '타이밍'을 결정한 것은 당 조직지도부와 김정은 이외에는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의 우상화를 디자인해 온 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암살 기획과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며 "(이번 일은) 당 조직지도부의 압도적 주도권 확보를 알리는 신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 시대 각종 숙청을 주도하며 권력 실세로 득세했던 김원홍은 최근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해임됐으며, 연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가기관의 모든 행정과정을 지도·감독하는 당 조직지도부와의 권력 다툼에서 보위성이 사실상 패배한 결과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한편, 홍 실장은 이번 김정남 암살이 일회적 이슈에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응축되어 있던 북한 체제의 온갖 부조리가 문제적으로 국제사회에 폭로되는 계기적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이번 일은)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비난하는 미사일 도발 직후 이뤄진 살인, 타국 영토 안에서 감행한 국가 주도의 조직적 테러, 금지된 화학무기의 제조와 사용, 잔인한 방식의 생명권 유린 등이 한꺼번에 풀려나오는 사건"이라며 "'북한 문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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