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공격수 한광성 칼리아리 계약 임박"…의회 대정부질의로 제동 걸리나
의회 "北선수에 지급되는 돈, 3국 거쳐 北정권에 흘러들어가는지 파악해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북한 축구의 최전방 공격수 한광성(18)이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진출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의회는 북한 축구 선수의 자국 리그 진출이 대북제재 위반이 아닌지를 살펴달라는 질의서를 정부에 제출해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이탈리아 축구전문 사이트 'gianlucadimarzio.com' 등 복수의 이탈리아 언론은 이탈리아 서부 해안의 섬 사르데냐에 기반을 둔 세리에A 구단인 칼리아리가 이르면 며칠 내로 한광성과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칼리아리 구단은 지난 1월 말부터 칼리아리 구단에 한광성을 불러 입단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의 능력을 높이 사 곧 계약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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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축구 유학 경험이 있는 한광성은 2015년 칠레 U-17 월드컵에서 잠재력을 입증해 영국 일간 가디언이 그해 '1998년에 출생한 세계 50대 축구선수' 중 하나로 꼽기도 한 선수다. 2014년 9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결승전 남북 대결에서 동점골을 넣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지 언론은 한광성을 "북한 축구대표팀 주장 출신으로 실력과 정신력을 겸비한 선수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구단 피오렌티나 등도 눈독을 들였다"고 소개하며 "그가 1개월 남짓의 테스트 기간 동안 자신의 진가를 구단 관계자 모두에게 입증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사르데냐 지역지 '우니오네 사르다'는 이탈리아 의회가 최근 이탈리아 정부에 한광성의 세리에A 구단과의 계약이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이 아닌지를 검토해달라는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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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발의자인 하원 외교위원회 카르타펠레 프로코피오 리아 의원과 미켈레 니콜레티 의원(이상 민주당)은 이탈리아 총리실, 외교부, 스포츠부에 보낸 질의서에서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의 칼리아리 구단 입단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있다"며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 중 하나인 세리에A에 북한 선수가 진출하게 된다면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조치를 위반하는 명백한 증거가 되는 동시에 가장 낮은 수준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받는 선수가 이탈리아에 체류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질의서에서 "북한 정권은 전략적 차원에서 해외 노동자를 파견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조치를 회피하고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반면 노동자들은 급여 일부만을 받은 채 기본적 인권을 제한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북한 선수들이 제대로 인권을 보장받고 있는지, 북한 선수들에게 지급될 돈이 제3국으로 송금돼 북한 정권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지 등을 정부가 명확히 파악해 답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탈리아 의회는 이보다 앞선 작년 2월 세리에A 피오렌티나 산하 청소년팀과 입단 계약을 한 북한 축구선수 최성혁(19)과 관련해서도 그해 5월 비슷한 내용의 질의서를 정부에 제출한 적이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질의서에 대한 공식 회신을 아직 하지 않았으나 피오렌티나는 의회의 대정부 질의서가 발송된 직후인 작년 7월 최성혁을 다른 선수 14명과 함께 전격 방출, 대북 제재 위반 논란에 부담을 느껴 조치를 취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최성혁 측은 방출 이후 피오렌티나를 계약 불이행으로 제소했고, 이탈리아 축구협회(FIGC)는 최근 피오렌티나 구단에 최성혁과의 계약을 준수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피오렌티나는 최성혁과의 계약이 유엔과 유럽연합(EU)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것임을 몰랐다고 주장하며 이 문제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지 소식통은 한광성의 계약 문제와 관련, "김정남의 암살을 계기로 북한 정권에 대한 국제 사회의 여론이 어느 때보다 강경한 상황인 데다, 올해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어떤 나라보다 대북 제재에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계약에 어떤 방식으로든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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