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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인식(70)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트레이너의 보고를 "천당에도 보내고, 지옥으로 떨어뜨리고"라고 표현한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두고 김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건 '부상'이다.
김 감독은 "세 번째 WBC(2006, 2009년) 감독을 맡았는데 이번 대회 때 부상 걱정을 가장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2월 11일 처음 소집한 이번 대표팀에는 부상 소식이 이어졌다.
임정우(LG 트윈스)가 어깨 통증으로 대표팀에서 빠졌고, 이후에도 부상자가 꾸준히 나왔다.
지난해 KBO리그를 치르면서 느꼈던 통증이 WBC에도 영향을 끼친다.
김 감독은 주전 3루수 박석민(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 중견수 이용규(한화 이글스)의 몸 상태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박석민은 오른 팔꿈치 통증을 앓고 있다. 훈련 중 병원 검진을 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박석민의 몸 상태에 따라 허경민(두산)이 선발 3루수로 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석민의 WBC 출전 의지는 강하다. 꾸준히 치료를 받으며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WBC 코칭스태프는 3월 31일에 개막하는 정규시즌도 생각해야 한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을 앞둔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순 없다"고 했다.
양의지는 허리에 통증이 있다. 지난 시즌 중 부상을 당했던 부위다.
양의지는 현역 최고 포수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대표팀에 힘을 싣는다.
김 감독은 "양의지는 한 방을 갖춘 포수다. 정상적인 몸 상태로 뛸 수 있다면 좋겠는데…"라고 바랐다. 양의지는 평가전에도 꾸준히 뛰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2015년 11월 프리미어 12에서도 오른쪽 엄지발톱 끝이 미세 골절되는 부상을 안고 뛰었다.
그때보다는 상황이 낫다. 하지만 김 감독의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주전 중견수이자 부동의 테이블세터 이용규도 팔꿈치 통증이 있다. 그는 "훈련 초기에 타격할 때 미세하게 통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했다. 이용규 역시 "WBC에 뛰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부상은 WBC 대표팀이 가장 무서워하는 적이다.
더구나 박석민, 양의지, 이용규는 김인식 감독이 처음부터 '주전'으로 꼽은 주요 선수다.
선수 보호와 성적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야 하는 김인식 감독은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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