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美 돕다가 신변위협 이민…'反이민 행정명령' 발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은 합법적 비자를 보유하고 LA 국제공항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가족 5명을 이민 당국이 무단으로 구금하자 인신보호 명령을 발동했다.
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에 따르면 LA 연방법원 조제핀 스탠턴 판사는 전날 밤 아프가니스탄 출신 가족 5명을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서 다른 주로 강제 이전하지 말라는 인신보호 명령을 내렸다.
스탠턴 판사는 아울러 이들의 변호사를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도 명령했다.
앞서 세관국경보호국(CBP) 직원들은 지난 3일 LA 국제공항을 경유해 시애틀로 가 정착하려던 아프가니스탄 가족 5명을 붙잡아 강제 구금했다.
CBP 측은 이들을 이틀간 LA 국제공항에서 붙잡아 조사를 벌였으며, 이후 가장은 오렌지 카운티 구금센터에, 나머지 가족들은 LA 다운타운의 구금센터에 각각 분리 수용했다.
이들의 구금 소식이 알려지자 비영리 단체인 '공공변호사'(Public Counsel)는 4일 오전 연방법원에 인신보호영장 긴급 청원서를 제출했고 법원은 국제난민지원법에 따라 이들의 인신보호 청원을 받아들였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가족들은 이날 텍사스 주에 있는 가족 구금센터로 송환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변호사'의 탈리아 인렌더는 "이들 가족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비자 인터뷰와 각종 보안 점검, 의료검진 등 엄격한 조사를 거쳐 특별이민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했다"면서 "이들의 구금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 가족의 가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미국 연방정부의 일을 맡아왔으며, 신변에 이상을 느껴 미국 이민을 추진한 것이라고 인렌더는 전했다.
그는 "우리가 마땅히 따뜻하게 환영해줘야 하는 사람들을 불법 구금한 데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 발동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칼 러스녹 이민세관단속국(ICE) 대변인은 "ICE는 법원의 뜻을 받아들이며 법적 절차에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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