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제2금융권 가계대출…당국, 매주 현황 점검한다

입력 2017-03-10 06:10   수정 2017-03-10 15:53

심상찮은 제2금융권 가계대출…당국, 매주 현황 점검한다

점검 주기 한달에서 한주로 당겨…대출 증가폭 가파른 기관은 현장점검

금감원, 가계대출 속보치 발표도 추진…"더 빠르게 정책 대응"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대출잔액 등 현황을 매주 점검하기로 했다.

한 달 단위였던 점검 주기를 대폭 당긴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 폭이 가파른 저축은행, 상호금융기관에 현장점검을 나가는 등 적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달부터 농협·신협·수협 등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취급 상황을 매주 취합해 점검하기로 했다.

가계부채가 1천조원을 넘어서면서 금감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상황을 하루 단위로 점검해왔다. 은행들이 매일 금감원에 대출 취급액을 보고하는 구조다.

그러나 2금융권은 상호금융 조합과 새마을금고만 전국에 3천583곳에 달하는 등 숫자가 많을뿐더러 전산시스템이 은행처럼 잘 갖춰져 있지 않아 한 달 단위 점검을 해왔다.

금감원이 주간 점검을 하기로 한 것은 최근 2금융권 가계대출이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은행 대출이 연간 9.5% 증가하는 동안 제2금융권은 17.1% 급증했다.

제2금융권은 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데다 은행권보다 대출 금리가 높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거나 금리가 올라가면 부실해질 위험성이 높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올해 들어서도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94조1천966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9천412억원 증가했다.

이는 1월 증가 폭으로만 따졌을 때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10월 이후 역대 최대치다.

보통 1월은 비수기라 대출잔액이 전월보다 감소하거나 소폭 늘어나는 시기다.

올해 1월 증가액은 작년 1월(1조9천313억원)보다도 1조원 이상 많다.

매주 금융당국에 가계대출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하니 제2금융권 입장에선 이전만큼 대출 증가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 금감원이 언제든 현장점검을 나올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대출 증가 폭이 커지는 기관을 찾아내 적기에 정책 대응을 하기 용이하다.

금감원은 매달 은행·비은행권을 아우르는 가계부채 속보치를 발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의 경우 1월 가계대출 통계가 3월에 나오는 등 2개월 정도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달 속보치를 내면 좀 더 빠른 정책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받지 못하는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통계 등도 확보해 속보치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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