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제조업 대출, 9조3천억↓…사상 최대폭 감소

작년 4분기 제조업 대출, 9조3천억↓…사상 최대폭 감소

연말효과에 조선업 구조조정 영향…예금은행 대출 급감

작년 부동산업 대출은 21조 급증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작년 4분기(10∼12월) 국내 제조업체들이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이 9조원 넘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6년 4·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은 985조5천억원으로 전 분기인 9월 말보다 9천억원(0.1%) 줄었다.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은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가 기업(개인사업자 포함)에 빌려준 자금을 말한다.

직전 분기 대비 산업대출이 줄어들기는 2012년 4분기(-7조8천억원) 이후 4년 만이다.

작년의 경우 1분기 15조7천억원, 2분기 11조6천억원, 3분기 15조7천억원 각각 늘어난 바 있다.

산업대출이 감소한 것은 제조업의 영향이 크다.

작년 말 제조업의 대출금 잔액은 324조3천억원으로 석 달 사이 9조3천억원 줄었다.

작년 3분기 3조2천억원 증가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감소 규모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분기 이후 가장 컸다.

종전 최대치는 2012년 4분기 4조5천억원이다.

제조업에서 대부분 업종의 대출금이 줄어든 가운데 기타운송장비(-4조9천억원)와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1조2천억원), 1차 금속(-1조1천억원)의 감소 폭이 컸다.

최영엽 한은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제조업 대출 감소에 대해 "연말에는 기업들이 재무 비율을 개선하려고 차입금을 상환하는 특징이 있다"며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출금이 출자금으로 전환한 영향도 받았다"고 말했다.

제조업 대출을 금융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이 8조5천억원 줄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9천억원 감소에 그쳤다.

은행이 기업에 대한 대출 심사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 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작년 말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569조1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조7천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2015년 4분기(13조4천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작년 4분기 부동산 및 임대업이 6조원 급증했고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도 2조1천억원 늘었다.

특히 작년 한 해 부동산업 대출은 21조3천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건설 경기가 뜨거웠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건설업 대출은 작년 4분기에 1조6천억원 감소한 37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산업대출을 자금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이 13조2천억원 줄어든 반면, 시설자금은 12조3천억원 늘었다.

산업대출금에서 시설자금 비중은 40.1%로 사상 처음 40%를 돌파했다.

금융권별로는 예금은행이 3조6천억원 줄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2조7천억원 늘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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