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이동 승인 요청 10여건…항체검사 요구로 출하 지연에 '불만'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올해 구제역 첫 발생지인 충북 보은 우제류 이동이 6일 부분 허용되면서 한 달 가까이 묶였던 소·돼지 출하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농민들은 방역 당국이 조건부로 항체 형성률 검사를 요구하는 바람에 또다시 출하가 지연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6일 보은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구제역 발생지 반경 3㎞ 밖의 우제류 이동조치를 부분 해제했다. 사전검사에서 임상 증상이 없고, 백신 항체 형성률이 소 80%, 돼지 60% 이상인 경우다.
축산농가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5일 마로면 관기리의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터진 뒤 29일 만에 이동·출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보은군에는 이날 이동 승인서를 발급해 달라는 요청이 10여 건 넘게 들어왔다. 그러나 항체검사부터 받으라는 요구에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보은읍 봉평리에서 400여 마리의 한우를 사육하는 송모(57)씨는 "출하 시기를 놓친 한우 2마리를 도축하기 위해 차량까지 예약했는데, 갑자기 항체검사를 요구하면 어떡하느냐"며 "축산위생연구소에서 오늘 혈청을 뽑아가더라도 결과를 통보 받으려면 하루 이상 걸린다"고 불평했다.
사실상 이동제한이 1∼2일 더 이어진다는 얘기다.
보은군은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이 같은 방침을 통보받아 농가 전달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신중수 보은군 가축방역계장은 "관내 7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고, 방역소독도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다른 지역보다 이동관리가 엄격히 이뤄지는 것"이라며 "출하 희망 농가에는 최대한 서둘러 혈청검사를 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3㎞ 방역대 안쪽 농가에 대한 이동제한 해제도 이번 주 결정될 전망이다.
신 계장은 "오는 8∼9일 방역대 안 축산시설 160곳에 대한 임상관찰과 시설물·분변 등에 대한 환경검사를 실시한 뒤 이상 없으면 10일부터 이동제한이 풀리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구제역이 사실상 종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검사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이동제한이 3주 연장된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달 5일 이후 젖소와 한우농장 7곳에서 구제역이 발생, 986마리의 소가 살처분·매몰됐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6∼7일 충북지역 우제류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내린 데 이어 이동제한 조치를 연이어 발령했다.
보은군은 제외한 충북지역 우제류 이동제한은 지난달 27일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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