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진술로 차명폰 드러나…이영선 행정관이 개설해 배분
대통령 측 "직원들 소지한 보안폰 사용…직접 소지는 안 해"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40년 지기'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차명 휴대전화로 핫라인을 유지했다고 결론 내렸다.
6일 특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최씨와 박 대통령의 차명폰 존재를 찾아내는 데는 최씨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장씨는 1월 특검 조사에서 "작년 10월 26일 최씨 요청으로 어머니 최순득이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의 차명폰으로 박 대통령과 최씨 입국에 대해 협의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후 특검은 최순득씨 명의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윤 행정관 차명폰 번호를 확인했고,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 최씨, '문고리 3인방'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 윤 행정관, 이영선 행정관만 연락을 주고받는 차명폰 번호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윤 행정관이 차명폰을 통해 가장 많이 통화한 번호의 주인은 최씨였다.
발신 기지국 대부분이 강남구 청담동 최씨 오피스텔 인근이었다. 독일 출국 이후인 작년 9월 5일부터는 유럽 통신사 보다폰(vodafone)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최씨의 독일, 일본, 미얀마 출국 일자와 해당 지역 로밍서비스 사용 내역이 일치했다.
최씨가 차명폰 통화한 횟수가 가장 많은 상대는 박 대통령이었다. 박 대통령의 차명폰 발신 기지국은 모두 '청와대 관저'였다.
해외 순방 기간에는 출·입국 당일을 제외하고는 어김없이 국내 발신 내역이 전무했다.
정호성(48·구속기소) 전 부속비서관도 해당 번호가 최씨와 박 대통령의 차명폰 번호가 맞는다고 인정했다.
박 대통령과 최씨가 차명폰으로 통화한 횟수는 2016년 4월 18일∼10월 26일 국내외에서 총 573회로 조사됐다.
특히 국정농단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며 최씨가 독일로 출국한 작년 9월 3일부터 검찰 조사를 받으러 귀국한 10월 30일까지는 127회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통령, 최씨, 문고리 3인방 등만 사용하는 차명폰은 이영선 행정관이 2013년 10월부터 작년 10월까지 부천의 한 대리점에서 총 52대를 개설해 수개월에 한 번씩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 유영하 변호사는 이런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통령은 부속실 직원들이 소지하고 있던 보안폰으로 필요한 경우 이를 사용한 사실이 있으나 특검의 주장처럼 차명폰을 소지하면서 이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로 차명폰 사용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대통령이 불법인 '차명폰'임을 의식하고 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해명으로 해석된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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