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가금류 사육 농가 긴장 '고조'…"차단방역 총력"
(전국종합=연합뉴스) 전남 해남·강진(2월 21일∼3월 5일, 3건), 전북 고창(2월 24일∼3월 5일, 3건), 충남 논산(3월 1일), 경기 고양(3월 4일).
한파를 피해 남쪽으로 내려갔던 철새가 봄을 맞아 북상하면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란 상흔을 남기고 있다.
철새 도래지가 있는 서해안 벨트를 따라 AI가 다시 확산하자 가금류 사육농가와 방역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남 해남에서 42일 만에 AI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과 지난 5일 강진에서 1주일 사이 2건이나 발생했다.
AI가 발생한 해남 농장은 철새 도래지인 영암호, 강진 농장은 강진만과 가깝다.
이곳에서 발생한 AI는 모두 '고병원성 H5N8형'으로, 북상 중인 철새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전남 방역 당국은 분석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북 고창지역에서도 오리와 닭 사육농가에서 3건의 AI가 발생했다.
지난 5일 AI가 발생한 고창군 무장면 육용 오리농장에서는 'H5' 항원이 검출됐다. 'N' 타입과 고병원성 여부는 오는 9일께 나올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이 농장의 오리 1만6천마리와 3㎞ 이내 농장 3곳의 닭 13만3천마리를 살처분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AI가 발생한 육용 오리농장은 닭과 오리고기 전문 가공기업인 '참프레' 계열농가로, 두 농장이 같은 사료를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창군 성내면에는 서해안 최대 규모의 철새 도래지인 동림저수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초 H5N6형과 H5N8형 AI에 감염된 가창오리와 쇠기러기 폐사체 등이 수거됐다.
지난 1일 충남 논산시 은산면 토종닭 사육농장(4만3천여마리 사육)에서도 고병원성 H5N8형 AI가 발생했다. 이곳은 철새 도래지인 금강 및 탑정저수지와 가깝다.
지난 3일에는 경기도 고양시 관산동의 한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이 농장도 철새 도래지인 공릉천변에 있다.
주춤했던 AI가 확산 양상을 보이자 가금류 사육농가와 지방자치단체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차단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충남 부여군 백마강변에서 닭 3만여마리를 기르는 조모(56)씨는 "AI 발생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AI의 주범이 철새로 알려져 축사 주변에 그물망을 치고 분무소독과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되풀이되는 재앙(?)에 지자체들도 공무원과 해당 농가를 상대로 방역을 독려할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황명선 논산시장은 "철저한 차단방역 만이 AI를 이겨낼 수 있다"며 "AI 전파 요인 중 하나인 철새에 대한 축사 접근을 막고 사료와 가축운반차량 등 축산 관련 차량에 대한 소독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서해안 벨트를 중심으로 전북 익산, 강진이 가장 위험하고 경기, 충남에서도 추가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찬바람이 남아 있는 이달 말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차단방역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중, 손상원, 전성옥, 김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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