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드라이브샷은 쇼, 퍼트는 돈'이라는 골프 격언이 있다.
화끈한 드라이브샷 장타는 보기에 시원하고 멋있지만 실제 상금으로 연결되는 것은 그린 위에서 마무리하는 퍼트 솜씨라는 얘기다.
골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단골로 나오는 질문이 '비거리와 퍼트 가운데 하나를 택한다면'이라는 것인데 거의 예외 없이 선수들은 퍼트를 고른다.
그러나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에게는 이 격언이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퍼트 솜씨와는 담을 쌓은 듯할 정도지만 최근 2주 사이에 33억원이 넘는 상금을 벌었기 때문이다.
존슨은 6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차풀테펙 골프장(파71·7천330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66만 달러(약 19억원)였다.
그는 2월 20일에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오픈에서도 우승해 우승 상금 126만 달러(약 14억6천만원)를 챙겨갔다.
2주 사이에 상금으로만 33억원이 넘는 거액을 번 셈이다.
하지만 5일 끝난 멕시코 챔피언십의 통계는 골프 격언과 반대 결과를 보여준다.
이번 대회에서 존슨은 장타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키 193㎝의 건장한 체격인 존슨은 특히 해발 2천400m 고지대인 차풀테펙 골프장에서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320야드가 넘는 장타를 펑펑 때려댔다.
그의 드라이브샷이 가장 멀리 나간 것은 393야드에 달할 정도였다.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4위, 최장 드라이브샷 비거리 공동 3위에 해당하는 장타였다.
그러나 퍼트는 10피트(약 3m) 안쪽의 퍼트 성공률에서 출전 선수 76명 가운데 74위에 그쳤다.
존슨은 10피트 이내 퍼트를 무려 16번이나 놓치고도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2위권 선수들에 4타를 앞서다가 존 람(스페인)에게 한때 역전까지 허용했던 것도 12번 홀(파4)에서 약 1.5m 파 퍼트에 실패하면서 2타 차로 쫓긴 장면이 컸다.
최근 10년 사이에 이런 기록을 갖고도 우승한 사례는 2008년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의 비제이 싱(피지)이 유일했다.
존슨은 제네시스오픈 우승으로 세계 1위에 오른 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곧바로 우승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지금까지 세계 1위가 된 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5명이 있었으며 최근 사례는 2014년 애덤 스콧(호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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