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삼국지…中 보조금·규제 공세로 韓·日 압박

입력 2017-03-06 15:12  

전기차 배터리 삼국지…中 보조금·규제 공세로 韓·日 압박

보조금 프로그램서 외국업체 배제…中 CATL 2020년 세계최대 목표

"일본이 발명하고 한국이 확장했지만 결국엔 중국이 지배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한국과 일본 회사들이 30년간 이끌던 배터리 산업을 중국 업체들이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회사들은 전기차 보조금부터 외국 라이벌에 대한 제한까지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무섭게 성장하는 배터리 회사 CATL(컨템퍼러리 암페렉스테크놀로지 Ltd)은 중국의 파나소닉이 되려 한다.

2011년 푸젠성 닝더(寧德)에서 설립된 이 회사의 마케팅 임원 닐 양은 "우리는 선도 기업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배터리 생산능력이 7.6기가와트다. CATL은 2020년에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미국 네바다에 세운 기가팩토리보다 많은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이는 세계 최대의 배터리 공장이 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앞으로 10년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면서 2025년까지 4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이 시장을 중국이 지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ATL의 임원 양은 "일본과 한국 기업을 추월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10년간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 10개만 살아남으며 상위 3개가 시장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12년부터 전기차 업체들에 막대한 보조금을 퍼부었다. 중국은 도로 위의 전기차가 2020년 500만대로 지금의 100만대에서 5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접근법은 10년 전 태양광 발전에서 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중국은 단가를 낮추고 가격을 70% 끌어내려 태양광 산업을 지배했는데 배터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국은 배터리에서 한국과 일본을 따라잡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 한국을 제치고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최대 공급자가 됐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덕분에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리드를 더욱 벌렸다.

리서치회사 번스타인에 따르면 전기차 공급업체로는 파나소닉이 아직 세계 최대지만 중국의 BYD(비야디)와 CATL은 바짝 따라붙었다.

베어링스의 펀드매니저 던컨 굿윈은 "일본이 발명했고 한국이 확장했으며 중국이 결국 지배하는 것이 (배터리) 시장의 궁극적인 모습"이라면서 "중국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2020년에 121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내년에 35Gwh의 완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1GWh는 전기차 4만대가 100㎞씩 주행할 수 있는 용량이다.

중국 정부의 자국 업체 감싸기 때문에 한국 등 외국 기업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

2015년 LG화학은 중국 난징에 배터리 공장을 열었다. 같은 해 삼성SDI도 뒤따라 시안에 공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1년 뒤 중국 정부가 배터리 공급 자격이 있는 회사 명단을 발표했을 때 외국 업체는 1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은 또 지난해 말 배터리 업체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에 8Gwh 이상의 생산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의 초안을 공개했는데 이는 BYD와 CATL만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이다.

BYD는 특히 정부로부터 각별한 혜택을 입었다. 중국 정부는 BYD가 쓰는 전기버스 배터리에 보조금을 제공했는데 이는 다른 외국 업체들은 적은 용량 때문에 쓰지 않는 형태의 제품이다.

BYD는 2013년에는 전기버스 판매량이 사실상 제로였지만 보조금 덕분에 지난해에는 1만1천대를 팔았다. 한 트레이더는 "삼성이나 LG화학이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맞춤형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아직 기술적으로는 뒤처져 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전기차가 1차례 충전으로 많은 거리를 주행하려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결정적 요소인데 중국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가 낮다. 시장의 선두주자는 LG화학과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파나소닉으로 중국 업체들은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마크 뉴먼은 "중국은 인위적인 정부 보호가 있어 한국보다 규모를 키울 수 있다"면서 "아직 몇 년 뒤졌지만, 규모 덕분에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