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김정남 사건 '주권침해' 강철 北대사 '외교상 기피인물' 지정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사건 수사와 관련, 말레이시아 주권침해 언행으로 추방 명령을 받은 강철 북한대사가 6일 귀국 길에 오른다.
강 대사는 이날 오후 6시 25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이징행 말레이시아항공 MH360편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사는 오후 4시 40분께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북한 고려항공편을 타고 평양으로 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4일 강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고 48시간 이내에 말레이시아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28일 북측 대표단과 면담하면서 강 대사의 발언에 대한 서면 사과를 요구했고 당일 밤 10시까지 답변이 없으면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거의 나흘이 지났는데도 사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추방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강 대사는 지난달 17일 밤 김정남의 시신인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 나타나 자신들의 반대에도,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을 강행한 말레이시아 측을 맹비난하고 시신 인도를 촉구했다.
그는 같은 달 20일에는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소환돼 비공개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자청, 말레이 경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북한 배후설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에 대해 말레이 정부는 이후 강 대사의 자국 주권침해 발언을 문제 삼으며 수차례 경고했다. 지난 2일에는 북한과 2009년 체결한 비자면제협정을 6일 자로 파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말레이 외교부는 강 대사 추방과 관련, "북한과의 관계 재검토 절차의 일부로 양국 간 비자면제협정 파기에 이어 나왔다"고 밝혀 김정남 암살 사건의 수사결과에 따라 단교 등 추가 대응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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