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韓브랜드 성공했더니 2년새 유사브랜드 300개"

입력 2017-03-07 06:13  

"중국서 韓브랜드 성공했더니 2년새 유사브랜드 300개"

"중국이 위생·소방 트집 잡으면 걸릴 수밖에 없어요"

한국 기업들이 털어놓는 중국 진출 '고전기'

(서울=연합뉴스) 유통·중기팀 = 중국 내 롯데마트 20여곳을 무더기 영업 정지시키는 등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한국 기업 때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사드 사태' 이전부터 한국 기업들은 중국 특유의 배타적 문화와 자국 기업 보호 정책 탓에 차별적 규제와 '텃세'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 "3년 장사 잘했는데…별안간 영업불가 지역이라며 쫓아내"

"모든 식품에 과도한 밀봉을 요구하고, 품목별로 제조 라인을 모두 완벽하게 분리하라는 등 불가능한 규정을 요구하니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7일 한 프랜차이즈 업체 중국 사업 담당자는 중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겪은 불합리한 규제와 차별 대우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이라면 '이 품목은 어떤 품목을 생산한 시설을 공유했다'라는 식의 공지만으로 충분한 일을 문제삼았다"며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엔 관대하면서 특히 한국 등 외국 기업에만 깐깐하게 위생 등 기준을 요구하는데, 이를 모두 충족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과거에는 사회적 네트워크나 인맥 관계, 이른바 '관시(關係)'로 이런 '텃세'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사드배치 문제 등이 불거진 지난해 이후 이런 방법도 잘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나친 위생 기준뿐 아니라 소방시설 규정도 한국 기업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흔하다는 게 중국 시장 경험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어떻게든 트집을 잡으려면 우리로서는 걸릴 수밖에 없다"며 "소방 설비에 대한 지적을 아무리 개선해도, '통로가 너무 좁다'는 식의 문제를 제기하면 건물을 옮기거나 다시 지을 수도 없으니 결국 제재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도 "매장 소방 관련 시설 점검 등도 다소 과도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한국 업체들이 새 메뉴 등으로 손님을 끌어 하나의 '상권'을 만들고 나면, 터무니없는 규정을 앞세워 빈손으로 내쫓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프랜차이즈 대상 컨설팅사 대표 변 모 씨는 "2007년 상하이에 첫 간이 술집 점포를 내고 3년 정도 지나니 자리를 잡아 장사가 잘 됐다"며 "그 거리 주변에 다른 한국 프랜차이즈들까지 몰려 작은 '코리아타운'을 이룰 정도였는데, 수년 만에 갑자기 공안들이 나타나 영업 허가가 나지 않은 지역에 들어선 불법 상점들이라며 모두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 韓 브랜드 성공하면 수 백개 짝퉁 쏟아져…단속은 '느슨'

반면 중국 당국은 '잘 나가는' 한국 브랜드를 베낀 자국 '짝퉁' 브랜드에는 매우 관대하다.

한 신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2015년 상하이에 1호점을 열었는데, 불과 2년여 만에 매장 인테리어, 메뉴 등이 비슷한 중국 내 유사 브랜드가 300개 이상에 이른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변 대표도 "약 3년 전 컨설팅해 준 떡볶이 브랜드가 중국에서 매장을 냈는데,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자 주변에만 50개가 넘는 비슷한 상표의 즉석 떡볶이 가게가 생겨 큰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더구나 중국 상표법은 다른 나라의 유명 상표라도 중국에서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기 때문에, 중국 진출 과정에서 상표 출원이 조금이라도 늦고 법을 숙지하지 않으면, 한국의 원조 브랜드가 오히려 '짝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변 대표는 "실제로 한국에서 유명한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중국 현지인과 합작 형태로 중국 내 개장을 준비했으나 동업자 중국인이 먼저 브랜드 등록을 마쳐 중국에서는 해당 한국 브랜드의 상표권을 중국인이 가진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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