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부도 최저학력 도달 선수만 대회 출전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학업 성적이 나쁜 운동선수는 올해부터 대학리그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는 7일 "올해부터 직전 2개 학기 평균 학점이 C 미만인 선수들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2016학년도 1, 2학기 평균 학업 성적이 C가 되지 않는 선수는 올해 상반기 KUSF 주최 대학리그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
KUSF가 운영하는 리그는 농구와 축구, 배구, 핸드볼 등 4개 종목이다.
이번 KUSF의 조치에 따라 올해 가장 먼저 리그를 시작하는 농구에서는 6명의 선수가 상반기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13일 개막하는 대학농구리그에서는 A대학의 B 선수, C 대학의 D 선수 등 일부 팀의 주요 선수가 학점 미달로 인해 이번 시즌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대학농구리그 남자부 정규리그가 6월 26일에 종료되기 때문에 이번 시즌은 2016학년도 1, 2학기 평균 성적으로 출전 자격이 정해진 것이다.
대학농구연맹 관계자는 "이제 운동선수라고 해서 학점을 그냥 받는 분위기는 사라졌다"며 "경기 일정 역시 시험 기간 등을 피해서 잡고 있다"고 밝혔다.
22일 개막하는 배구와 24일 시작하는 축구 역시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스포츠 관계자는 "축구의 경우 E 대학에서는 10명 가까운 선수들이 기준 학점에 미달해 대학리그 경기에 아예 출전할 수 없게 돼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다만 학점 미달 선수라도 KUSF 주관이 아닌 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다.
이런 조치는 초·중·고등부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6년 전에 제정된 학교체육진흥법 시행 규칙의 유예 기간이 만료돼 올해부터 최저학력제도가 도입됐다.
초등부의 경우 학교 평균의 50%, 중등부 40%, 고등부 30% 이상 점수를 얻은 선수만 경기에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등부는 국어, 영어, 사회 과목의 점수를 따지고, 중등부는 이 세 종목에 수학과 과학 과목까지 추가된다.
즉 중등부 기준으로 학교 평균 점수가 60점일 경우 60점의 40%에 해당하는 24점 이상을 받은 학생 선수만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저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선수의 경우 60시간에 이르는 보강 프로그램 이수에 대한 학교장 확인을 받아야 한다.
14일 개막하는 춘계중고농구연맹전에는 이 제도로 인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농구 관계자는 "학교마다 학력 차이가 있지만 이를 구분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30% 이상 점수를 받아야 하므로 학력 수준이 높은 학교 선수가 불리하다"라는 의견도 내놨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대학리그의 경우 법적으로 학점 미달 선수의 출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KUSF 자체 규정에 따라 2년 전부터 이번 조치를 공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초중고 최저학력제 역시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학제를 고려해 6년 유예 기간을 거친 학교체육진흥법을 올해부터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운동선수들의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하자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본격적인 법규 적용 첫해인 만큼 시행 과정에서 불거지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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