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자 2명, 단순 의문서 시작해 8개월 추적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사이버전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파헤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는 8개월 추적의 결과물이었다.
한때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이 잇따라 실패하자 NYT의 안보전문 기자인 데이비드 생어와 과학전문 기자인 윌리엄 브로드는 같은 의문을 품게 됐다.
"북한 미사일 실험이 너무 자주 실패하는데?"
이들은 북한에 운이 따르지 않았거나 부품 결함을 비롯해 기술력이 부족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또다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바로 사이버전 형태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시나리오다.
국가안보 분야를 집중 파헤쳐왔던 생어와, 핵미사일에 정통한 브로드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했다.
두 기자의 탐사보도는 이렇게 시작됐다.
이란 핵 프로그램에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추진한 '스턱스넷(Stuxnet)' 바이러스 프로그램이 퍼즐을 풀어내는 실마리가 됐다. "북한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지 않았을까?"
국방부의 의회 증언에서 핵심 단서가 잡혔다. 국방부가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의회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겨냥한 사이버전의 흔적이 확인된 것이다.
코드명 '레프트 오브 론치'(Left of Launch).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시스템 자체를 교란시키는 '발사 전 타격' 개념이다.
대북 사이버전의 윤곽을 잡은 두 기자는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주였던 지난 1월 중순, 최종적으로 정부를 상대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고위 정보당국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확실한 사실 확인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진실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발언으로 해석됐고, NYT는 머릿기사로 실었다.
생어는 6일(현지시간) 취재 후기에서 "엄청나게 복잡한 주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수십 개의 초안을 거쳤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 보도의 파장을 고려한 듯, 이례적으로 한국어와 중국어로도 기사를 제공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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