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우주선 내부 손상 '광섬유 신경망'으로 검출한다

입력 2017-03-07 12:00  

항공기·우주선 내부 손상 '광섬유 신경망'으로 검출한다

표준과학연구원 권일범 박사 '광섬유 감지 신경망 기술'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항공기·우주선처럼 높은 안정성을 요구하는 소재의 미세한 내부 손상을 정확히 검출할 수 있는 '광섬유 감지 신경망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권일범 박사팀은 항공우주 구조물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복합재료 안에 알루미늄 코팅 광섬유를 넣어 충격으로 인한 변형 패턴을 측정, 손상 정도와 위치를 파악하는 '광섬유 감지 신경망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조합한 복합재료는 가볍고 강도 등 물성이 좋아 항공우주 구조물을 비롯해 자동차, 선박 등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한번 손상이 발생하면 정확한 손상 부위를 찾아 수리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우주선 발사체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강화 복합재료는 충격을 받아도 내부 손상이 발생하고 표면은 복구돼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발사되면 손상 부분으로 압력이 분출돼 폭발사고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복합재료의 내부 손상을 검출하는 데에는 초음파 및 방사선 촬영 등이 사용되지만, 손상 신호를 얻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많은 부수 장치와 노동력, 시간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복합재료 안에 알루미늄 코팅 광섬유를 매설, 손상이 발생하면 재료의 변형 패턴이 광섬유에 남도록 설계했다. 또 이 광섬유의 양 끝단에서 빛을 입사시켜 광섬유의 변형률을 측정, 정확한 손상 위치와 손상 정도를 검출하는 'BOCDA' 센서시스템을 구성했다.


연구팀은 적층 구조의 복합재료로 지름 25㎝ 실린더를 만들면서 안에 알루미늄 코팅 광섬유를 1.2㎝ 간격으로 감아 매설한 뒤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통해 내부 손상 위치를 3㎝ 정확도로 검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복합재료의 손상을 정확하고 손쉽게 검출하는 이 기술은 우주 발사체 추진기관, 중대형 산업 설비, 조선·해양 분야에서 대형 구조물의 안전성 검사를 위한 측정기술로 넓게 활용될 수 있다며 항공우주 구조물과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 복합재료의 적용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권 박사는 "이 기술은 사람의 신경망이 통증, 온도, 압력 등을 감지해 느끼게 하는 것처럼 광섬유를 통해 구조물 손상을 감지하는 신경망 기술로 정밀도는 필요에 따라 더욱 높일 수 있다"며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복합재료의 찾아내기 힘든 충격 손상을 유효하게 검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민군융합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복합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컴포지트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Composites Science and Technology, 2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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