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이고 쥐 나와, 원생에 하루 전 샌드위치 배식…횡령 의혹"
원장 "터무니 없는 흠집내기…간식 배식은 교사들 잘못" 주장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출근한 지 나흘 밖에 안 된 청주의 한 어린이집 신참 보육교사 10명이 무더기로 퇴직한 뒤 이 어린이집의 불결한 식자재와 보육교사 자격증 대여 의혹을 제기, 청주시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7일 청주시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 보육교사 10명은 전날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 뒤 그날 오후 청원구청을 방문,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2일 이 어린이집에 첫 출근 한 이들 교사는 불과 나흘 만에 사표를 낸 것이다.
원생이 230명인 이 어린이집은 보육교사들의 집단 사직으로 무더기 결원이 생기자 기존 보육교사 5명 외에도 영어·미술 교사, 시간 연장 교사 등 11명을 긴급 투입,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사직서를 낸 신참 교사들은 원장이 무자격 교사를 채용, 반 배정을 해 담임 수당을 챙겼고 출근도 안 한 교사가 일한 것처럼 속여 누리과정 보조금을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원장이 학교 졸업 후 자격증이 나오지 않은 교사에게 담임을 맡겼고, 서류에는 다른 누리 교사나 부원장이 담임인 것 처럼 허위로 꾸몄다"고 밝혔다.
또 "쥐가 쌀자루를 갉아 먹어 쌀이 새고, 교실과 피아노 주변, 싱크대 근처는 먼지로 가득할 정도로 불결했다"고 말했다.
원생들에게 간식을 제공하지 않거나 하루 전날 만든 샌드위치를 이튿날 배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사들은 "지난 2일 종일반 아이들에게 샌드위치를 배식하지 않다가 이튿날 오전 간식으로 그 샌드위치를 줬다"며 "오전 간식을 주지 않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원장이 보육교사들에게 인식공격·언어폭력을 일삼는 등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 어린이집 원장은 이와 관련, 이 지역 주부들이 활동하는 카페에 글을 올려 퇴사한 교사들의 주장을 대부분 부인했다.
이 원장은 "작년 2월 보육교사 1명을 채용했으나 이 교사 출신 대학 조교의 실수로 자격증 발급이 지연돼 도우미 업무를 맡긴 뒤 다른 교사를 채용했다"고 해명했다.
누리과정 보조금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지난 1월 출근하기로 한 보육교사가 개인적 사정으로 지난달 출근하면서 발생한 일"이라며 "근무시간을 충분히 채우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에서 구입한 쌀 1포대가 파손돼 쏟아진 것이고, 간식을 제때 주지 못한 것은 오히려 '배식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사표를 낸) 신임 교사들의 불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청주시는 전날 해당 어린이집을 점검한 데 이어 7일에도 현장 조사를 거쳐 위법한 사안이 확인되면 행정처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자격증 대여 등 교사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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